주민은 굶는데… 김정은, 사치품 구입에 6890억 썼다
입력 2014-03-12 02:33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2012년 한 해 동안 호화·사치품을 해외로부터 사들이는 데 6억4580만 달러(약 6890억원)를 썼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터프츠대 외교전문대학원 이성윤 교수와 미 연방하원 외교위원회 자문관을 지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8일자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에 기고한 ‘북한의 헝거게임’이라는 글에서 최근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주장했다.
두 사람은 광범위한 북한의 반(反)인권 실태를 보여주는 664쪽의 북한 인권보고서에 숨어 있는 6억4580만 달러라는 숫자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 제1비서가 2012년 화장품, 핸드백, 가죽제품, 시계, 전자제품, 승용차, 술 등 고가의 사치품목을 사들이는 데 사용한 돈의 규모라는 것.
같은 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위해 13억 달러(1조3861억원)를 사용했던 점을 고려하면 사치품목 구입에 쓴 돈이 미사일 발사 비용의 절반에 달한다.
특히 이 교수와 스탠튼 변호사는 김 제1비서의 사치품목 구입비용이 북한 식량난 해소에 필요한 재원의 4배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또 두 사람은 한 탈북자의 증언을 인용해 북한이 1995년 김일성 주석의 묘지를 만들면서 7억9000만 달러에 달하는 돈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이 돈은 당시 북한의 식량난을 4년간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막대한 규모라고 비판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 산하 북한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은 이날 공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2012년 12월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에 한국산 반도체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해 우리 해군이 인양한 은하 3호 잔해 가운데 14개 품목에서 6개 제조국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SD램은 한국의 기업에 의해 2003년에서 2010년 사이에 생산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식별 정보가 불충분해 이 이상은 추적할 수 없었다고 패널은 밝혔다.
남혁상 기자,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