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캐나다 FTA 타결-한·캐나다 정상회담] 양국 정상, TPP 등 다자 관계도 협력 강화 다짐
입력 2014-03-12 02:33
협상 시작 8년8개월 만에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를 타결지은 11일 한·캐나다 정상회담은 처음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스티븐 하퍼 총리에게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인사했고, 하퍼 총리는 “이번이 네 번째 한국 방문”이라며 활짝 웃었다.
하퍼 총리는 시종일관 박 대통령에게 ‘프레지던트 팍(President Park·박 대통령)’ 대신에 ‘마담 프레지던트(Madam President·여성 대통령)’란 호칭을 썼다. 정확한 외교의전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박 대통령에 대한 최대한의 격식과 예절을 갖춘 셈이다.
박 대통령에게는 이번 한·캐나다 FTA가 취임 후 두 번째로 외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이라 그 의미가 남달랐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중반 중국과 베트남 국빈방문을 통해 한·중, 한·베트남 FTA 협상 속도를 높이기로 했으며, 같은 해 하반기엔 한·호주 FTA를 체결한 바 있다. 여러 차례 밝혔던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국가가 바로 한국”이라는 소신대로 박근혜정부의 경제영토가 계속 넓어지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체결된 한·캐나다 FTA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위한 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작년에 한국은 TPP에 대해 (적극적) 관심을 표명했고, 모든 기존 회원국과 양자 예비협의를 해왔다”면서 “앞으로 우리가 참여하게 되면 지금 한·캐나다 FTA와 TPP의 시너지 효과로 양쪽 시장 접근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퍼 총리에게는 “TPP에 참여하게 되면 캐나다 정부가 적극 지지해주길 바란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미국 호주 멕시코 등과 함께 TPP를 주도해온 캐나다는 지금까지 FTA 협상 난항을 이유로 한국의 참여에 별다른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캐나다는 TPP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 지지 입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두 정상은 FTA 외에도 양국 간의 전통적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북핵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다. 하퍼 총리는 “6·25전쟁 참전 캐나다 용사 2만6000명과 한국계 캐나다 교민 20만명 등의 인적 교류를 통해 양국 관계가 진전돼 왔다”며 “경제뿐 아니라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우라늄 농축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됐던 두 정상의 만남은 단독정상회담·확대정상회담·공동기자회견을 거쳐 저녁 6시30분 만찬 행사로 이어졌다. 하퍼 총리는 만찬 기념사에서 “위성으로 한반도를 보면 북쪽은 암흑이고, 남쪽은 찬란한 빛이다. 그 빛은 자유의 불빛”이라며 “한국의 정치적·경제적 자유에 대한 수호 의지는 6·25전쟁의 폐허를 이겨내고 번영으로 보상받아 왔다”고 말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