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사장님, 트위터 그만 하시죠”

입력 2014-03-12 01:36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최근 트위터에 올린 글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됐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이젠 어이없이 들리니 내가 나이가 들긴 든 모양이다. 서른 돼서 복잡하면 오십 되면 어쩌라고. 김광석이 조금만 더 버텼으면 더 깊은 노래를 만들었을 거라고 믿음. 바스키아처럼”이란 트윗이었다. 여기에 “난 바스키아가 너무 그립다. 이십 년만 더 살았다면 얼마나 위대한 작품을 쏟아냈을까”라는 글이 이어졌다. 장 미셸 바스키아는 ‘검은 피카소’라 불린 미국의 화가로, 32세에 숨진 김광석보다 젊은 나이(28세)에 사망했다.

정색하고 대할 발언도 아니고 김광석을 비하할 의도도 없어 보이지만, 일부 네티즌은 “김광석의 예술적 수준은 바스키아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비판했다. 한 대중문화 매체는 ‘정태영 사장님, 트위터 하지 마세요’란 제목의 칼럼을 싣기도 했다.

정 사장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친화적인 최고경영자(CEO)로 유명하다. 해외 유명 뮤지션의 방한 콘서트 등 문화 마케팅을 활발하게 벌이는 기업의 CEO답게 자신의 고상한 문화적 취향을 SNS에 자주 드러낸다.

트위터 팔로어가 8만5000명에 달할 정도로 주목받는 인사이다 보니 정 사장이 올린 사적인 단상(斷想)은 종종 공적인 발언이 돼 논란을 부르기도 한다. 2년 전에는 커피전문점에서 남성의 카드결제 금액이 여성보다 훨씬 많다는 조사 결과와 관련해 “불쌍한 남자들, 언제까지 이러고 사실 건가”라는 트윗을 올렸다가 “여성을 커피 얻어먹는 존재로 여긴다”는 비난을 받았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