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機 수색 와중에… 中·필리핀 영토분쟁
입력 2014-03-12 01:35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사라진 해역 부근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필리핀 간 영토 분쟁이 재연되고 있다. 사고 해역에서 중국은 물론 중국과 영토 갈등을 빚고 있는 베트남, 필리핀 외에 미국과 호주 등이 파견한 함정과 선박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이어서 눈길을 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중국 해경선 편대가 하루 전인 9일 남중국해 난사(南沙)군도의 런아이자오(仁愛礁·필리핀명 아융인) 해역에서 필리핀 선박 두 척에 경고를 보내 이곳을 떠나도록 한 사실이 있다고 정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중국 해경선 편대는 당시 부근 해역에서 정기 순항 중이었다. 필리핀 선박은 건축자재를 싣고 있었으며 중국 측 경고를 받고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친 대변인은 “1999년 5월 필리핀 해군 상륙함 한 척이 이곳에 좌초된 뒤 필리핀이 병력을 보내 계속 이곳에 주둔시키고 있다”면서 “중국이 런아이자오를 포함한 난사군도와 그 부근 해역에 대해 영유권을 갖고 있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측은 좌초된 상륙함을 견인해 가도록 필리핀 측에 계속 요구하고 있으나 필리핀은 기술적인 어려움을 핑계로 이를 피하고 있다는 게 중국 측 주장이다.
중국은 필리핀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중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이 서명한 ‘남중국해 각국 행위선언’을 명확하게 위반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으로서는 필리핀에 대해 불가피하게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런아이자오를 행정구역상으로 하이난(海南)성 싼사(三沙)시에 편입시켜 놓았다. 이 섬은 남북으로 15㎞, 동서로 5.63㎞에 달하는 환초도이다. 필리핀은 이 섬이 필리핀에서 멀지 않은 점을 들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실효지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