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2억 현금탈취범 CCTV가 잡았다
입력 2014-03-11 17:09
[쿠키 사회] 경부고속도로 부산요금소 2억원대 현금 수송차량 절도범을 하루 만에 검거한 데는 CCTV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11일 0시15분쯤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한 모텔에서 현금 수송 대행업체 전 직원 설모(25)씨를 붙잡아 부산으로 압송,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설씨는 10일 오전 3시28분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부산요금소 주차장에서 현금 2억1900만원을 실은 수송차량이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설씨가 모텔이용료와 식사비, 화장품 구입비, 차량유류비와 노숙자에게 준돈 15만원 등 50만원을 제외한 2억1850만원을 회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설씨는 사건 현장에 2시간 전 도착해 숨어 있다가 현금 수송 대행업체 직원 2명이 모두 고속도로 통행료를 걷어가려고 차에서 내려 사무실에 들어간 직후 미리 준비한 예비키로 차량과 현금을 훔쳐 달아났다.
설씨는 이 돈을 근처에 미리 친구에게 빌려 주차해둔 쏘렌토 승용차에 옮겨 실은 뒤 부산 사하구를 거쳐 서울로 달아났다.
범행에 앞서 설씨는 지난해 12월 31일 퇴사하기 전에 현금 수송차량 예비열쇠를 훔쳤고 사건 3일 전에 현장을 답사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또 현장에서 800m가량 떨어진 한적한 골목에 주차한 뒤 숨어있다가 장갑을 낀 채 범행을 했다. 범행 뒤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휴대전화기의 전원을 끄기도 했다.
그러나 설씨의 범행은 CCTV의 감시망을 벗어나지 못했다. 사건 발생 현장 주변 2곳에 설치된 CCTV에서 지난해 12월 31일 현금 수송 대행업체에서 퇴사한 설씨의 모습이 동료들에 의해 확인됐다. 키 180㎝에 검은색 점퍼와 청바지, 흰색 운동화에 팔자걸음 걸이가 설씨의 신분을 확인시켜 줬다.
경찰은 탐문수사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거쳐 서울로 검거팀을 급파했다. 10일 오후 11시쯤 설씨가 어머니와 통화한 공중전화기 주변을 수색한 끝에 인근 CCTV 확인과 쏘렌토 승용차를 발견했다. 이어 설씨가 묵고 있던 모텔을 급습, 사건 발생 21시간여 만에 검거했다.
설씨는 경찰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워 며칠 전부터 혼자 범행을 계획했고 훔친 돈으로 여행을 하려고 했다”고 단독 범행을 주장했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