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조화 재활용한 유통업자 37명 입건
입력 2014-03-11 11:27
[쿠키 사회] 장례식장에서 헌 조화(弔花)를 수거한 후 ‘재탕’한 납품업자들이 경찰에 무더기 적발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1일 헌 조화를 다시 납품해 수십억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사기)로 박모(48)씨 등 3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12년부터 광주지역 전체 장례식장 45곳 중 43곳과 거래하면서 헌 조화를 새로 제작한 것처럼 속여 경찰추산 35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장례절차의 마지막인 발인이 끝나면 헌 조화를 수거해 시든 꽃 일부만 교체한 뒤 새로 제작한 조화인 것처럼 개당 10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헌 조화에 개당 1만원만 들여 일부 시든 꽃과 리본만 교체하는 수법을 활용했다. 납품하는 조화 개당 9만원의 많은 이득을 챙긴 셈이다.
이들은 상주가 동네 꽃가게 등을 통해 조화를 주문할 경우에는 꽃가게 주인에게 개당 4만원의 수수료를 주고 자신들은 5만원을 따로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1인당 많게는 수억원에서 적게는 수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장례식장 업주들과 짜고 상습적으로 이 같은 납품을 계속해온 것으로 보고 유착관계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상주들은 장례식장 주변 화훼유통업자들의 담합으로 마땅한 처분방법이 없어 수십개의 조화를 그대로 방치하는 게 대부분”이라며 “조화 유통업자들은 상주들이 어쩔 수 없이 소유권을 포기한 조화를 가져간 뒤 새 조화로 둔갑시켰다”고 말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