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현금 2억 수송차 털려 경찰, 업체 퇴사자 용의자 지목 추적
입력 2014-03-11 01:34 수정 2014-03-11 03:23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부산요금소에서 통행료를 수거하던 현금수송 차량이 탈취됐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현금 수송 대행 업체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말 퇴사한 설모(27)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 중이다. 경찰은 설씨가 서울로 잠입한 것으로 보고 서울경찰청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보호관찰소 인근 CCTV에 찍힌 동영상에서 설씨가 현금차량을 버리고 달아나는 장면을 확인하고 설씨를 전국에 공개 수배했다. 차량은 4㎞ 떨어진 곳에서 15분 만에 발견됐지만 2억1900만원이 들어 있던 금고는 비어 있었다.
10일 오전 3시28분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부산요금소 앞에 세워둔 현금 수송차량인 검은색 스타렉스 승합차를 괴한이 몰고 달아났다. 주말 통행료를 수거하는 월요일 오전은 가장 현금이 많을 때다. 범인은 이미 여러 요금소에서 거둬들인 현금이 상당히 모인 시간대에 범행했다. 차량 안에는 경부고속도로 경산, 영천, 경주, 서울산, 통도 등 8개 요금소에서 거둬들인 통행료가 실려 있었다. 포대 8개에 실려 있던 현금은 모두 사라졌다.
사고는 현금 수송 대행업체 직원 배모(27) 김모(33)씨 등 2명이 승합차를 세워둔 채 부산요금소 사무실로 통행료를 수거하러 들어간 사이 발생했다.
차량을 운전한 김씨가 열쇠를 차에 꽂아둔 채 외부에서 리모컨으로 문을 잠그고 자리를 비운 사이 비상벨이 울렸다. 직원들이 다급하게 사무실 밖으로 나왔을 때 차량은 요금소를 빠져나가 부산시내 방향으로 도주하고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부산 청룡동 부산보호관찰소 앞에서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은 키 180㎝에 검은색 점퍼, 청바지, 흰색 운동화를 신은 설씨를 추적 중이다. 설씨는 7개월간 근무하다 작년 12월 퇴사할 때 동료들에게 “절대 잡히지 않고 수송차량의 현금을 훔칠 수 있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현금 수송은 3인 1조로 근무하는 것이 원칙이나 인력난을 이유로 2인 1조로 해왔다. 차량을 비울 때는 차 열쇠를 빼야 한다는 수칙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도난당한 차량은 공교롭게도 블랙박스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