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당선 발표… 1인지배·친정체제 구축 가속화 예상
입력 2014-03-11 02:32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남한의 국회의원격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북한에서 김 제1비서 1인 지배체제 확립과 친정체제 구축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선거를 위한 제111호 백두산 선거구 전체 선거자들은 김정은 동지께 100% 찬성 투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것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단결의 유일중심, 영도의 유일중심으로 높이 모시고 일편단심 충직하게 받들어 나가려는 전체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다함없는 신뢰심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은 선거가 끝난 다음 날까지 김 제1비서를 제외한 다른 대의원 당선자 명단을 이날 오후 10시 현재까지 발표하지 않았다. 북한은 10∼13기 최고인민회의 때는 대의원 선거 다음 날 당선자 명단을 발표했다.
다만 북한 매체가 이번 선거에서 보도한 당·정·군 고위간부 투표 동정을 살펴보면 김 제1비서의 고모이자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 당 비서를 소개하지 않은 점이 눈길을 끈다. 이에 따라 김 비서가 건강상의 이유로 일선에서 물러나고, 김 제1비서의 여동생 김여정이 그 역할을 대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성택의 측근인 문경덕 당 비서 겸 평양시당 책임비서도 이번 투표 동정에서 빠졌다. 지난 1월 6일 신년사 관철 평양시 군중대회 이후 자취를 감춘 문 비서가 숙청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들을 제외하고는 대의원 선거에 핵심 간부들이 대부분 참여해 북한 권부의 큰 변화는 당장 감지되지 않았다. 투표 동정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뿐 아니라 김기남 최태복 박도춘 김평해 곽범기 김영일 당 비서와 강석주 노두철 내각 부총리 등 당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북한의 핵심 간부 대부분이 건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올해 공개 활동이 뜸했던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과 최부일 인민보안부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 부장은 장성택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로, 북한 매체에서는 지난 1월 1일 이후 두 달여 만에 호명됐다. 최 부장 역시 지난달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72회 생일 중앙보고대회 참석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등장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