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 의문점] 잔해 발견안돼 공중폭발 가능성

입력 2014-03-11 03:25

‘전례가 없는 항공기 사고 미스터리.’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보잉 여객기가 갑자기 사라진 지 사흘째인 10일까지 아무런 잔해가 발견되지 않자 아자루딘 압둘 라만 말레이시아 민항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사고기가 공중 폭발로 산산조각났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금까지 어떤 잔해도 발견되지 않은 것은 사고기가 1만m 상공에서 분해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실종기 수색 등에 참여하고 있는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하루 전인 9일 오후 사고 해역에서 베트남 공군기에 의해 기체의 문짝으로 보이는 물체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베트남 당국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1985년 대서양 상공에서 폭발한 인도항공 여객기나 1988년 ‘로커비 사건’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항공 여객기는 아일랜드 연안 상공에서 폭발해 캐나다인이 대다수인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자 329명 전원이 사망했다. 로커비 사건은 런던을 떠나 뉴욕으로 가던 미국 팬암 여객기가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폭발해 승객 259명 등 270명이 목숨을 잃었다. 두 사건 배후로 각각 캐나다에 이민한 시크교 급진세력과 리비아 정보기관이 지목됐으나 최종 확인되지는 않았다.

도난당한 유럽 여권을 사용한 승객의 국적에 대해선 설명이 엇갈렸다. 말레이시아 내부무는 당초 이 승객이 아시아계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아즈하루딘 민항청장은 “감시카메라 영상을 수차례 확인했지만 아시아계와는 다른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도착지인 베이징에서 다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KLM 항공편을 예약했다. 이에 대해 이들이 테러를 기도했을 경우 신원을 숨기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동안 영토분쟁이 계속돼온 남중국해 사고 해역에는 수색작업을 위해 중국을 비롯한 8개국으로부터 79척의 군함과 경비정, 헬기 52대가 몰려들어 일대 각축장이 되고 있다. 신경보(新京報)는 중국은 군함과 경비정 등 모두 9척을 이곳에 보냈다고 전했다. 그중에는 미사일 구축함 하이커우(海口)함, 수륙양용 상륙함인 징강산(井岡山)함 및 쿤룬산(昆侖山)함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베트남(선박 35척, 항공기 17대) 말레이시아(선박 27척, 항공기 22대) 미국(선박 2척, 항공기 3대) 싱가포르(선박 3척, 항공기 2대) 인도네시아(선박 5척, 항공기 1대) 태국(선박 1척, 항공기 1대) 호주(항공기 2대) 등이 수색작업에 참여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