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미래와 희망
입력 2014-03-11 01:38
예레미야 29장 10∼14절
희망이 보이는 곳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희망이 있는 곳에서 희망을 갖는 것도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혀 희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희망을 가지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의 ‘희망봉’이 처음부터 그렇게 불렸던 것은 아닙니다. 1488년 포르투갈 탐험가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처음 이곳을 발견했을 때는 물결이 사납고 흉흉해 ‘폭풍의 기슭’이라 불렸습니다. 1497년 바스코 다가마가 이곳에 도전해 인도로 가는 항로를 개척한 뒤 ‘희망봉’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험난한 바다 뒤에 있는 희망을 바라보며 항해한 한 탐험가로 인해 ‘폭풍의 기슭’이 ‘희망봉’으로 변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유다 백성에게 보낸 예레미야의 편지입니다. 포로들은 바벨론에서 70년간 종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유다 백성들에게 있어서 이 기간은 하나님께서 정해놓은 훈련의 기간이요, 거룩한 백성으로 거듭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선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불평하고 원망하며 살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상황에서 아마 두 가지 절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하나는 낙심하여 스스로 포기하는 마음입니다. 정든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타국 땅에 포로로 잡혀온 심정이 어떠했겠습니까. 희망을 잃고 절망해 포기해버렸을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거짓 선지자들의 말에 미혹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더불어 폭동을 일으키려 했을 것입니다. 이런 심각한 때에 예레미야 선지자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유다 포로들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11절)
이 같은 미래와 희망은 누구에게 주실까요. 첫째, 마음의 평정심을 잃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에게 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포로로 잡혀간 자들에게 그곳 포로생활에 잘 적응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며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라고 말씀합니다. 둘째, 하나님은 내게 부르짖으며 기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기도하면 내가 너희의 기도를 들을 것이요,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 나를 찾을 것이요, 만날 것이며, 너희를 포로된 중에서 다시 돌아오게 하리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일 일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아무리 세찬 비바람과 모진 추위가 몰아닥쳐도 때가 되면 따뜻한 봄이 온다는 사실입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 온 세상을 뒤덮어도 새 아침은 반드시 돌아옵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밤이 지나가면 아침이 오는 법입니다.
영국의 철학자이며 비평가인 토머스 칼라일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인간은 희망에 기초를 둔 존재다. 나는 내 소유를 다 빼앗긴다 해도 오직 한 가지 희망만은 갖기를 원한다.”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 흔들리고 있는 유다 백성들에게 주신 권면의 말씀은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성도들에게도 주신 평안의 복음이요, 미래의 소망을 주는 하나님의 말씀인 줄로 믿으시기 바랍니다. 미래 희망은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을 믿는 성도들이 가질 수 있는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입니다.
이우동 목사(부산 새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