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문화] 전두환 미술품 마지막 경매… 열기 이어질까

입력 2014-03-11 01:31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추징금 환수를 위한 압류 미술품의 마지막 경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술품 경매사 K옥션은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시공사 대표가 소장해왔던 미술품에 대한 경매를 12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연다. 지난해 12월 K옥션과 서울옥션이 잇따라 개최한 전 전 대통령 일가의 그림 경매에서 기록한 100%의 낙찰률이 마지막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K옥션의 1차 경매에서는 출품작 80점이 모두 팔려 낙찰총액 25억6740만원을 기록했다. 2차 온라인 경매에서는 낙찰률 97%(100점 중 97점 낙찰)에 2억1157만원, 3차 온라인 경매에서는 낙찰률 100%(102점)에 3885만원어치를 팔았다. 그동안 K옥션의 낙찰총액은 28억1782만원이다. 이번 마지막 경매에 나오는 97점이 모두 팔릴 경우 10억원가량을 보태게 된다.

서울옥션의 1차 경매는 낙찰률 100%(121점)에 낙찰총액 27억7000만원, 2차 경매는 낙찰률 86%(163점 중 140점 낙찰)에 3억1659만원으로 모두 30억8659만원을 기록했다. 두 경매사의 최종 낙찰총액은 69억441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검찰이 당초 기대한 80억원에는 못 미치는 액수이지만 마지막 경매에서 치열한 경합이 벌어져 낙찰가가 치솟을 경우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마지막 경매에는 서울 신라호텔 로비에 걸린 작품과 비슷한 김홍주의 꽃그림(추정가 3000만∼1억원·사진) 등 25점을 비롯해 위안부 할머니의 초상을 납판화로 제작한 정원철의 ‘접어둘 수 없는 이야기’ 시리즈 15점(1500만∼5000만원)이 눈길을 끈다. 100% 완판을 목표로 대부분 작가의 작품이 일반 미술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싸게 책정됐다.

지금까지 낙찰된 작품은 540점이다. 경매 때마다 평소의 두 배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특정 작품의 경우 시작가의 17배까지 오른 것도 있고 무려 58번이나 호가한 것도 있을 정도로 열기를 띠었다.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가 그린 작품 20점이 모두 낙찰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전 전 대통령 측근들이 추징금을 보태기 위해 응찰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이상규 K옥션 대표는 “낙찰자의 계좌와 작품 배송지 등을 살펴보면 특정인에게 집중되지 않고 다양하게 분산됐다”며 “최근 몇 년간 보이지 않던 컬렉터가 발걸음을 하고 일반인들도 참여하는 등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미술계는 이번 경매가 침체된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검은돈’의 온상으로 죄인 취급받던 그림에 기대를 거는 현실이 씁쓸하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