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캣츠’ 오리지널 팀 6년 만에 한국 온다

입력 2014-03-10 01:58


뮤지컬 ‘캣츠’가 6년 만에 내한 공연을 갖는다. 30년 넘게 세계 각국에서 ‘캣츠’에 연출한 조앤 로빈슨을 비롯한 오리지널 팀의 내한이다. ‘캣츠’는 ‘오페라유령’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힌다.

앞서 한국 공연은 2008년 서울 샤롯데씨어터 및 지방 투어로 이어졌다. 당시 공연에서 90% 좌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서울 공연 후 대구 부산 등으로 지방 투어가 이어진다. 올해 공연은 오는 6월 13일∼8월 24일 서울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펼쳐진다.

‘캣츠’의 백미인 ‘메모리’는 델리아 한나가 부른다. “농익은 연기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갖춘 배우”라는 평을 듣는 한나는 오스트레일리아 및 아시아 여러 도시의 무대에서 ‘메모리’를 부르는 고양이 그리자벨라 역을 맡은 바 있다.

그리자벨라는 고양이 축제에 참가하는 30여마리의 고양이 중 ‘매혹적인 고양이’였으나 수 년 전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바깥세상으로 떠돌다 돌아온 뒤 늙고 초라한 모습으로 변했다. ‘메모리’의 ‘쓸쓸한 달빛에 젖어/더욱 외로워지지만/나는 지나간 추억을 꿈꾸지/그 때는 모든 것이 아름다웠어…그 시절이 너무 그리워’라는 가사에서도 알 수 있듯 그리자벨라의 심정을 잘 나타낸 노래다.

‘캣츠’는 1년에 한 번 열리는 고양이들의 젤리클 축제를 그린 작품으로 고양이들의 화려한 쇼가 특색이다. 관객이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 집채만 한 깡통과 쓰레기로 뒤덮인 무대가 시선을 끄는데 고양이 눈높이로 바라본 소품이다. 3∼10배까지 부풀려 제작했다.

무대는 ‘젤리클 송’으로 시작된다. 출연 배우들이 몸에 꽉 맞게 제작된 의상을 입고 고양이처럼 움직인다. 정교한 분장 솜씨와 출연 여배우들의 S라인이 어울러져 고양이의 요염함과 기품이 그대로 드러낸다. 고도로 훈련된 배우들은 아크로바틱, 탭댄스, 커플 윈드밀 등 다채로운 춤을 추면서도 고양이가 갖는 특성을 살리기 위해 발자국 소리를 내지 않는다.

고양이들은 캐릭터마다 독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20여곡으로 풀어놓는 얘기는 우리 인생과 닮았다. 이런 매력적인 고양이들이 불쑥불쑥 객석에 출몰해 관객에게 애교도 떨고 짓궂은 장난을 치는 것도 ‘캣츠’를 즐기는 묘미다. 한국 측 제작사인 설앤컴퍼니는 9일 “이번 한국 공연을 위해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오디션을 실시해 최고의 기량을 갖춘 배우들로 무대를 꾸미게 됐다”고 밝혔다.

‘캣츠’는 1981년 뮤지컬 본고장인 웨스트엔드 뉴런던씨어터에서 초연된 후 15개 언어로 번역돼 30여개국 300여 도시에서 7300만명이 관람했다. 1983년 토니상 시상식에선 작품상 등 7개 부문을 휩쓸었다. 한국 초연은 1994년이었으며 이후 3∼5년 주기로 내한했다. 지금까지 120만여명이 즐겼다. 서울공연 티켓 오픈은 4월 10일. 가격은 5만∼14만원이다. 문의(02-3496-8882).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