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매체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첫 호명… 핵심세력 공식 등장
입력 2014-03-10 02:36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체제 하의 권력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한국의 총선)가 9일 치러졌다. 김정은 체제 이후 첫 전국 규모 선거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결과는 향후 북한 권부를 주도할 핵심 엘리트 면면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김 제1비서의 친여동생 김여정(27)은 선거 당일 북한 매체에서 처음으로 호명돼 핵심세력으로의 공식 진입을 알렸다.
◇김여정 첫 등장? 권력 변화 주목=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새로 선출되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김정은 체제 하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를 이끌어갈 핵심세력으로 활동하게 된다. 대의원만으로는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지만 핵심세력들은 모두 당연직으로 대의원직을 갖고 있다. 군(軍) 선거구인 제111호 백두산 선거구에 단독후보로 등록한 김 제1비서도 이번 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오른다.
특히 9일 조선중앙방송에 의해 처음으로 공식 호명된 김여정의 등장은 그가 권부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방송은 김 제1비서가 평양 김일성정치대학에서 투표한 소식을 전하면서 수행자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으로 김경옥, 황병서, 김여정을 소개했다. 김여정이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바로 뒤에 호명된 점으로 미뤄 직급은 당 부부장(차관급)일 것으로 관측된다. 당 선전선동부나 조직지도부의 부부장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여정은 최근까지만 해도 의전을 담당하는 국방위 행사과장 겸 당 선전선동부 행사과장으로 알려졌었다. 김여정은 따라서 이번 선거를 통해 대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도 장정남 인민무력부장과 군 총정치국의 염철성 선전부국장, 김수길 조직부국장, 황병서·홍영칠·마원춘 당 부부장 등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들도 대거 제13기 대의원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권력구도 재편은=이번 선거에선 대의원 687명 중 40% 안팎이 물갈이될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장성택 물빼기’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선거가 마무리되면 북한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권력구도 재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998년부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남(86)의 교체 또는 장성택(전 국방위 부위원장) 처형에 따른 국방위 재정비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고인민회의는 입법권을 행사하는 최고 주권기관으로, 5년마다 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된다. 제12기 선거 때는 투표율 99.98%, 찬성률 100%를 기록했다. 선거 결과는 10일 북한 중앙선거위원회의 당선자 발표 형식으로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