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총 든 다비드 상… 美 총기회사 광고에 伊 당국 “모독” 버럭

입력 2014-03-10 01:58


미켈란젤로의 유명 작품인 ‘다비드 상’이 장총을 든 미국 총기회사의 광고(사진)에 대해 이탈리아 당국이 ‘원작 모독’이라며 분개했다.

이탈리아의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문화부 장관은 “무장한 다비드 상은 이탈리아법 위반”이라며 “총기회사 측에 대한 대응에 나서 광고를 즉각 철회시키겠다”고 밝혔다고 BBC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리노이주 소재 아머라이트(Armalite)사가 제작한 이 광고는 다비드 상이 자사의 장거리 공격형 장총 ‘AR-50A1’을 든 사진에 ‘예술적 작품’이라는 문구를 붙인 것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다비드 상 모습의 상업적 이용에 대해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 광고가 ‘해당 작품의 미적 가치를 왜곡하면 안 된다’는 자국 법규를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비드 상은 1501∼1504년 제작된 높이 5.49m의 대리석상으로, 막 돌을 던지려는 구약 영웅 다비드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현재 이탈리아 피렌체의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총기업체 아머라이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모나리자’ 옆에 자사의 자동소총을 걸어둔 광고도 게재해 또 다른 물의가 일 수 있다고 미국의 뉴스 사이트 더와이어는 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