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크림공화국 우크라이나軍 공격… 군사위원회 건물 점거
입력 2014-03-10 04:11
서방의 제재 조치에 반발하고 있는 러시아가 크림자치공화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번 사태를 마무리 지으려면 서방이 훨씬 강력한 제재를 가해 러시아의 기를 꺾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영국 BBC는 8일(현지시간) 무장세력 100여명이 크림자치공화국 수도 심페로폴에 있는 군사위원회 건물을 한동안 점거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도 이날 새벽 무장세력들이 국경 지역의 한 초소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크림 자경단을 자처한 무장세력 50여명이 심페로폴의 한 군부대의 출입구를 부수고 난입했다.
러시아가 크림자치공화국에서 군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AP통신은 크림자치공화국에서 중무장한 군인들이 탑승한 트럭 수십대가 심페로폴 인근의 한 공군부대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크림자치공화국 주둔 우크라이나 군 대변인은 “군용 수륙양용 선박들이 케르치해협을 건너와 군용차량 200대 정도를 크림자치공화국에 상륙시켰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나왔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등과 차례로 전화통화를 했다.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틱 3국 정상과도 처음으로 전화 회의를 가졌다. 올랑드 대통령은 통화 직후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긴장상태를 완화하지 않으면 ‘새로운 조치들’이 취해져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서방이 러시아의 상상을 뛰어넘는 초강력 제재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무력 개입하는 것은 1930년대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가 폈던 논리와 같다”며 “이를 묵인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발틱 국가까지도 개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산 동결, 무기 금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금지조치 등을 예로 들었다. 이를 위해 미국이 에너지 수출 규제를 풀어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러시아 편입을 추진하는 크림자치공화국 정부의 전산망을 차단하고 계좌도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스탐 테미르가리예프 크림자치공화국 정부 부총리는 9일 이같이 밝히며 “중앙정부의 이 같은 조치로 인해 주민들이 연금이나 월급을 못 받는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