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짝’ 출연자 부모 “의혹 풀어달라”… 경찰, 강압행위 여부 수사

입력 2014-03-10 02:38

SBS 프로그램 ‘짝’ 여성 출연자의 죽음과 관련해 유족이 “의혹을 풀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제주도의 촬영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성 출연자 전모(29·경기도)씨의 어머니 이모(53)씨는 9일 기자들에게 ‘유족 측 입장’을 전해 왔다.

이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멀쩡히 방송에 출연했던 딸이 왜 힘들어했고, 죽음까지 선택했는지를 밝히고 싶다”며 “촬영 과정에서 딸이 죽음까지 택한 의혹을 풀어 달라”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전화통화에서도 “‘짝’ 프로그램 촬영 당시 딸이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것 같다”며 “촬영 중에 전화통화와 문자에서 제작진이 딸을 비련의 여인으로 그리려고 하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촬영 내용이 방송되면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딸이 두려워한 것 같다”며 “호주 쪽으로 어학연수를 가려는데 보내주실 거죠?”라고 묻는 전화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이씨는 딸의 죽음으로 ‘짝’ 프로그램이 문제가 드러나 폐지까지 됐는데도 SBS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그러나 경찰 수사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발언한 것은 경찰 수사가 끝났다는 한 언론매체의 잘못된 보도에서 생긴 오해였다며 바로잡았다.

전씨가 숨진 사건을 수사 중인 서귀포경찰서는 전씨가 촬영과정에서 힘들어했던 정황을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씨의 휴대전화 카카오톡에서 ‘같은 기수 출연자들도 내가 제일 타격 클 거 같대’ ‘둘이 밖에서 이벤트한 거 녹음해서 다 같이 있는데서 틀어놨는데 나 표정관리 안 되고 카메라는 날 잡고 진짜 짜증났어’ ‘신경 많이 썼더니 머리 아프고 토할 것 같아’ 등의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방송국 측에 촬영분 전반에 대한 제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 촬영분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일주일 가까이 되고, 카메라도 숙소 내 고정 카메라와 VJ 카메라 등 수십대여서 전체 촬영 분량이 1000시간을 훨씬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촬영분이 입수되는 대로 분석작업을 벌여 강압적 촬영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추가로 수사할 계획이다.

제주=주미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