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패럴림픽] 러시아 못된 ‘안방 텃세’에도 한국 썰매하키 짜릿한 역전승

입력 2014-03-10 04:06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썰매하키) 대표팀이 2014 소치패럴림픽에서 러시아의 텃세를 완전히 잠재우는 승리를 거뒀다.

한국 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소치의 샤이바 아레나에서 열린 아이스슬레지하키 B조 1차전에서 러시아를 3대 2로 눌렀다. 먼저 두 골을 내준 뒤 두 골을 만회해 승부를 연장전과 승부 샷까지 몰고 간 끝에 극적인 승리를 낚았다.

아이스슬레지하키는 비장애인 동계올림픽의 최고 인기종목인 아이스하키에 해당하는 종목으로 패럴림픽에서도 인기가 높다. 특히 이날 경기는 러시아가 대회 초반 흥행몰이를 위해 특별히 신경을 쓴 만큼 이미 대회 개막 전에 입장권이 매진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패럴림픽 선수촌을 찾아 아이스슬레지하키 선수들을 일일이 격려하기도 했다.

게다가 한국과 러시아의 맞대결은 B조의 판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한판이었다. 세계 최강 미국, 약체 이탈리아로 이뤄진 B조에서 4강 출전권은 조 2위까지 주어진다. 따라서 이날 맞대결에서 지는 팀은 2패를 당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4강 진출이 걸려 있는 경기였다.

지난달 동계올림픽에서 악명을 떨친 러시아의 텃세는 이날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경기를 앞두고 러시아에는 하루 두 차례씩 훈련을 보장하면서 한국에는 한 차례만 허용했다. 경기 내내 심판의 편파판정도 이어졌다. 한국이 연장전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 샷에 들어갔을 때는 심판의 편파판정이 더욱 노골적이었다. 러시아에는 슈팅 감각이 좋은 선수가 네 차례 승부 샷 중 두 차례 나설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규정을 어기는 것을 보고 한국이 한차례 슛을 했던 조영재를 마지막 슈터로 내세우려 하자 심판이 제지했다. 결국 한국은 심판과 실랑이를 벌이다 한민수를 대신 내보냈지만 심판의 방해는 계속 이어졌다. 한민수가 드리블을 하다 슈팅하려 할때 심판은 갑자기 그를 불러세워 다시 출발점으로 돌려보냈다. 리듬을 흐트러뜨리기 위한 의도로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민수는 침착하게 승부 샷을 넣어 심판과 러시아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한편 한국은 미국과의 2차전에서 0대 3으로 패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