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통산 6번째 지존 등극… 삼성화재 3년 연속 1위

입력 2014-03-10 02:34

프로배구의 ‘지존’ 삼성화재가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물리치고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1(22-25 25-23 25-17 25-20)로 꺾고,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2011~2012시즌부터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정상에 오르며 V리그 통산 6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일궜다.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향한 첫걸음도 뗐다. 반면 2008~2009시즌 이후 5년 만에 통산 4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노렸던 현대캐피탈은 안방에서 삼성화재에 무릎을 꿇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삼성화재는 승점 62점으로 현대캐피탈(61점)에 겨우 1점 차 선두를 지키고 있었다. 만약 현대캐피탈에 패하면 정규리그 우승의 향방을 알 수 없었지만 삼성화재는 1위를 뺏기지 않았다. 프로배구 통산 7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들어 올린 삼성화재는 8번째이자 7연패 가능성도 높였다. 삼성화재가 정규리그 정상을 차지하고도 챔프전에서 고배를 마신 것은 통산 5차례 중 2006-2007시즌 한 번뿐이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리베로 여오현이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하고, 레프트 석진욱이 은퇴하는 등 전력 누수가 컸지만 특유의 ‘시스템 배구’로 돌파했다. 비록 명가를 지탱하는 수비력은 예전보다 불안했지만 ‘쿠바 특급’ 레오와 세터 유광우의 완벽한 궁합에서 나오는 공격력으로 메웠다. 레오는 올 시즌 팀 공격 중 무려 62.1%를 책임졌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김호철 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기고 여오현을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에 힘을 썼지만 삼성화재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했다. 정규리그 2위가 확정된 현대캐피탈은 포스트시즌에서 ‘뒤집기’를 노린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에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시즌 중반에 트레이드를 처음 해봤는데 부담스러웠고, 팀워크가 잘 결집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고민도 많이 했다”고 힘들었던 시즌을 돌이켰다. 이어 “정규리그는 일정이 길어 피로가 많이 쌓이고 짜증나는 일이 많은데, 오늘 우승은 우리 선수들이 꾸준히 노력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 우승의 일등공신인 레오는 “한국 프로배구는 다른 리그와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여기에서 버티려면 강한 정신력과 체력이 필수”라며 “나도 두 번째 시즌이라 노련하게 준비했을 뿐이며 다른 용병들보다 낫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