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오락가락 행보 눈총… 안철수 겨냥 심기 표출했다 논란되자 "농담이었다" 말 바꿔
입력 2014-03-10 02:32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팔고초려(八顧草廬) 끝에 영입한 윤여준 새정치연합 의장의 ‘오락가락’ 행보 탓에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조차 윤 의장의 일관성 없는 발언에 불만이 터져나온다. 그러나 진영 내 갈등과 잡음이 결국 안 의원의 리더십 부재 때문이란 비판도 여전하다.
안 의원이 지난 2일 민주당과의 통합신당 창당을 발표한 뒤 윤 의장은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선언 당일에는 “결정을 전혀 몰랐다”며 불쾌한 기색을 나타내다가 다음날 “안 의원과 의견이 같다”며 신당에 합류할 뜻을 밝혔다.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서는 “이 자(안 의원)가 얼마나 거짓말을 했는지 알아야겠다”며 “연기력이 많이 늘었다. 아카데미상을 줘야 한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번 논의 과정에서 자신이 배제되고 ‘비선’으로 불리는 소수의 최측근들만 관여했다는 설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런 내용이 지난 8일 보도되자 윤 의장은 “농담이었다”며 자신의 말을 번복했다.
한 핵심 인사는 “도대체 윤 의장의 속을 모르겠다”며 “최장집 고려대 교수처럼 떠날 생각이면 깨끗이 떠날 일이고 아니면 도와야 하는 것 아니냐. 오히려 내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악의 파트너”라고도 했다.
윤 의장의 ‘튀는’ 행동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월 새정치연합에 합류한 직후 ‘2~3월 창당’을 주장했다. 당시엔 진영 내 ‘6월 지방선거 후 창당론’이 힘을 받던 때였다. 안 의원이 ‘3월 창당’을 선언하자 이번에는 “17곳의 광역단체장 후보를 전부 내겠다”고 했다. 안 의원이 평소 “적합한 후보가 있으면 내겠다”는 단서를 붙여왔던 것보다 더 나간 얘기다. 또 안 의원에게 직접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런 윤 의장의 생각들이 안 의원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면서 결국 지지율 하락에까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윤 의장이 이슈몰이를 주도한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잃은 것도 많다”고 털어놨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