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 아토피 발병 원인된다”
입력 2014-03-10 01:52
난치성 아토피피부염과 건선 증상이 타고난 체질 외에 환경호르몬에 의해 유발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사진) 교수팀은 2013년 한 해 동안 아토피피부염과 건선 환자들의 병든 피부 조직을 면역조직화학염색법 등으로 분석한 결과 환경호르몬을 받아들이는 수용체 ‘아릴 하이드로카본 리셉터’(AhR) 관련 유전자가 눈에 띄게 증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AhR은 세포표면에 존재하면서 세포의 발생 및 성장, 생식에 관여하며 알레르기나 자가 면역질환을 일으키는 데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이다.
김 교수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아토피 피부염 환자 19명과 건선 환자 26명의 병변(병든 피부 부위) 조직의 상태를 일반인 22명의 정상 피부조직 상태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인의 피부조직에선 눈에 띄지 않던 AhR유전자가 아토피피부염과 건선 환자의 병변 조직에서 대폭 증가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AhR이 늘어나면 난치성 피부병 아토피피부염이나 건선 발병위험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또 이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금연을 실천해야 하고 환경호르몬 노출 위험이 높은 공해도 피해야 한다는 얘기도 된다. 환경호르몬은 흔히 다이옥신으로 불리는 TCDD와 PCBs를 가리키며 자동차매연, 담배연기, 환경오염 지역에서 나온 어류, 육류 등에 다량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환경호르몬이 아토피피부염과 건선을 악화시키는 주요 위험인자가 될 수 있음이 밝혀진 만큼 아토피피부염 환자들과 건선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환경호르몬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유럽면역피부과학회지 ‘익스페리멘털 더마톨로지(Experimental Dermatology)’ 2월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