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장기 콩팥 “위험신호 제대로 알아야”
입력 2014-03-10 01:52
3월 13일 콩팥병의 날
증상 오해와 진실
콩팥은 혈액 내 대부분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일뿐만 아니라 체내 수분 대사를 조절, 나트륨 칼슘 인 등의 미네랄과 영양소의 균형을 유지시키고, 적혈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조혈 호르몬 등을 분비하는 중요 장기다.
콩팥은 이 같은 기능을 20%밖에 수행하지 못할 때도 우리에게 위험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콩팥이 간과 함께 대표적인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이유다. 그래서 이상 증상을 느낄 무렵이면 회복 불능의 말기 상태에 이른 경우가 많다.
세계신장학회는 2006년부터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을 콩팥병의 날로 지정, 만성 콩팥병 예방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올해 세계 콩팥병의 날(13일)을 맞아 서울K내과 김성권 원장(전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과 이대목동병원 신장내과 강덕희 교수의 도움말로 콩팥병에 대해 알아본다.
◇소변에 거품이 일면 콩팥에 문제가 있다?=사람들은 소변에 거품이 일면 불안을 느낀다. 콩팥 등 요로계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싶어서다. 실제 소변의 거품은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소변을 볼 때마다 거품이 인다면 한 번쯤 소변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소변 속에 단백질 성분이나 피가 섞이면 거품이 이는 탓이다.
이른바 단백뇨나 혈뇨는 콩팥 등 요로계의 손상은 물론 때때로 다발성골수종과 같은 혈액암이 생겼음을 알리는 위험신호일 수도 있다. 만약 검사상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는데도 거품뇨가 지속될 때는 고기류를 많이 먹었거나 운동을 많이 한 탓일 수 있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몸이 자주 부으면 콩팥이 안 좋다는 신호다?=몸이 붓는 부종 증상은 콩팥이 수분배출 등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따라서 몸이 자주 붓는다면 일단 콩팥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다만 콩팥 기능이 정상일 때도 빈혈, 갑상선기능저하, 심장질환, 간 질환 등에 의해 부종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아두자. 이밖에 스테로이드 계통의 약물과 일부 고혈압 약물을 복용할 때도 부종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만약 이들 위험요인이 없다면 짠 음식을 많이 섭취했거나 직업상 장시간 서서 일하는 습관, 과도한 수분섭취 등이 부종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는 과일이 안 좋다?=일반적으로 콩팥 기능이 정상인 경우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는 칼륨을 많이 함유해 콩팥의 수분배출을 촉진하고 심혈관계를 튼튼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콩팥기능이 정상일 때 얘기다. 콩팥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만성 콩팥병 환자들이 과일과 채소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자칫 심장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콩팥의 노폐물 배출기능이 감소하듯 칼륨 배설 기능도 감소해 혈중 칼륨 수치가 상승해 있기 일쑤이다. 이렇게 혈중 칼륨 수치가 높아지면 심장 부정맥과 그로 인한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과일 섭취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투석을 한 번 시작하면 계속 받아야 한다?=투석 치료는 인체 신진대사과정에 생긴 쓰레기 속의 온갖 독성물질을 걸러내는 콩팥기능이 15% 미만으로 감소했을 때 필요하다. 투석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란 신장이식을 통해 콩팥기능을 20% 이상 회복했을 때뿐이다.
말기 콩팥병 환자들은 병든 신장을 떼어내고 건강한 콩팥을 이식받는 것 외엔 콩팥기능을 회복할 방법이 없으므로 평생 투석치료를 받아야 한다.
콩팥이식은 타인의 건강한 콩팥 한 쪽을 기증받는 경우와 뇌사자의 콩팥을 이식받는 경우, 두 방법이 있다. 모두 주 2∼3회 병원을 방문, 매회 3∼4시간씩 해야 하는 투석 치료보다 삶의 질과 콩팥기능 대체효과가 좋지만 콩팥 공여자(기증자)가 부족한 게 문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