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방우체국-스와질란드 김종양 선교사] 무당이 집회에 초청… 피할 수 없는 영적전쟁… 기도 또 기도
입력 2014-03-10 01:59
1988년 8월 스와질란드의 선교센터에서 우연히 만난 모잠비크인 마셀렐라 전도사는 내게 “많은 선교사들이 모잠비크 정부에 대항하기 위해 반란군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공산주의 국가들은 하나님의 교회를 대적하는 적그리스도이기 때문에 선교사들이 당신 나라 정부를 반대하고 반군들을 지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처사라고 생각한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러자 그는 “모잠비크에도 종교의 자유가 일부 허용되고 있고, 그 점이 사실이라는 것을 실질적으로 보여주고 싶으니 꼭 우리나라에 와서 복음을 전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내전이 빈번하게 일고 있고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나라인 그곳에 가는 게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기도 끝에 성령님이 모잠비크 선교지로 가는 것을 기뻐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쟁 탓에 늘 불안과 배고픔에 시달리는 모잠비크에는 어느 때보다 하나님의 사랑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88년 11월 말 비행기가 모잠비크 공항에 착륙할 때 밖을 내다보니 소련제 전투 헬리콥터가 보이고 완전무장한 군인들이 곳곳에 경비를 서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이 다시 도졌지만 기도를 하고 나니 하나님께서 내게 평안함과 담력을 주셨다. 스와질란드 말라위 모잠비크 등 선교지가 확대될 때마다 부담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하나님께서는 택하신 동역자들과 때에 맞는 기적의 역사를 통해 활발한 선교활동을 하게 하셨다.
모잠비크 선교에서 주력한 것 중 하나는 시온주의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다. 모잠비크 전역에는 토착신앙과 구약성경의 일부를 혼합해 믿는 시온주의자들이 수백만명 살고 있다. 그들 대부분이 예수님을 구원의 주로 믿지 않고 선지자의 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 나와 마셀렐라 전도사는 시온주의자들을 모아 매주 이틀씩 집중적으로 성경을 가르쳤다. 1년 동안 성경 공부를 시킨 70여명 중 7∼8명이 예수를 영접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시온주의자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던 어느 날 이를 반대하는 시온주의 일부 지도자들이 “우리가 집회를 하게 되는데 그 집회에서 설교를 해 달라”고 초청했다. 그들 중에는 무당도 있었다. 전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일부 시온주의자들은 악령을 받아 뱀과 악어와 맹수들을 조종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에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시온주의 무당의 초청을 피하면 모잠비크 선교에 문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초청한 날에 혹시 비가 많이 내리면 집회가 취소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전날 밤부터 기도를 했다. “하나님, 오늘 밤부터 내일까지 많은 비를 내려주십시오.” 그런데 정말 다음날 새벽부터 3시간 정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나는 몇 시간 동안 내린 비로 주위가 온통 물바다가 되었으니 시온주의 무당 집회는 취소됐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전 10시쯤이 되니 햇살이 강하게 비추고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땅이 마르고 있었다. 30분쯤 지나고 나니 시온주의 대표들이 지프를 가지고 나를 데리러 왔다. 나는 직감적으로 피할 수 없는 영적 전쟁이라는 것을 느끼며 옷을 갈아입고 성경을 가지고 차에 탔다.
30여분 차를 타고 가는 길에 “하나님, 이 집회에 어느 때보다 강한 성령의 기름을 부어주십시오”라며 간절한 기도를 드렸다. 마음이 평안해지고 자신감이 생겼다. 계속하여 방언으로 기도했다. 얼마 후 마푸토 시내를 벗어나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모잠비크의 전통대로 갈대를 엮어 만든 회당에는 50여명의 시온주의 대표들이 모여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파란색과 붉은색 가운을 입고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갈대로 만든 둥근 모양의 두건으로 머리를 감고 있었다. 설교를 하러 앞에 나가는 순간 강한 성령의 임재가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30여분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했다.
그들을 향해 “기도 받을 사람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했더니 다섯 명이 일어났다. 성령님께서 내 마음에 “하늘을 향해 예수의 이름과 예수의 피를 힘차게 외치라”는 마음을 주셨다. 영어와 한국말로 다섯 번가량을 외쳤더니 갑자기 그들이 소리를 지르며 힘없이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환자나 귀신들린 자들을 위해 기도할 때 머리에 손을 얹으면 가끔 그들이 쓰러지는 경우를 본 적 있지만 그날은 예수의 이름과 예수의 피만 외쳤는데 사람들이 힘없이 쓰러졌다. 나 자신도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서 무척 놀랐다.
그들을 향해 “여러분 중에 영적으로 강한 남자 한 사람과 여자 한 사람은 일어나라”고 말했다. 30대 중반의 남자와 여자가 일어났다. 그들에게 또 다시 “예수, 예수 그리스도, 예수의 피”라고 외쳤다. 두 사람은 몸을 뒤틀며 “뜨겁다”고 소리 지르며 쓰러졌다. 나와 마셀렐라 전도사는 성령님의 강한 역사 가운데 힘차게 외치며 통역하면서 악한 영들을 제압해나갔다. 이후 “기도를 받을 사람은 모두 일어나라”고 외쳤더니 앞자리에 앉은 노인 지도자 몇 사람만 그대로 앉아 있고 모두 일어났다. 마지막으로 온 힘을 다해 “예수, 예수 그리스도, 예수의 피”라고 거듭 외쳤다. 그때 놀랍게도 기도를 받으러 일어났던 사람 모두가 힘없이 픽픽 쓰러졌다. 너무나 감격적이고 감동적인 성령의 역사를 경험했다. 하나님께서 모잠비크의 복음 전파에 나를 사용하시려고 강한 성령의 기름 부음으로 악한 영들을 제압하신 것이다.
나는 그날의 기적들이 아프리카의 집회 때마다 일어나기를 기도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아프리카 사역 25년 동안 단 한번 있었던 일이었다. 그러나 그날의 기적을 통해 예수 이름의 권능과 말씀, 성령의 능력을 믿고 오늘까지 담대하게 믿음으로 사역하고 있다.
우리는 성경을 가르치고 복음의 씨앗을 뿌렸을 뿐 거두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하나님께서는 이 변화 받은 시온주의 지도자들을 통하여 크신 일을 행하시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우리의 믿음은 정녕 헛되지 않았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정녕 기쁨으로 그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126:5∼6) 말씀대로 모잠비크 선교사역하는 동안 변화된 현지 시온주의 지도자들을 통해 현재 245곳의 교회를 개척할 수 있었다.
88년부터 지금까지 26년 동안 진행되고 있는 모잠비크 선교 사역을 뒤돌아보면 하나님의 은혜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선교 사역을 통해 모잠비크에 280여 교회를 개척하시고 45개 교회를 건축하셨으며 초·중·고교를 설립해 3000여명의 학생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게 해주셨다. 2003년 대조제일교회(전유성 목사)를 통해 마톨라 지역에 설립한 대조제일기독초등학교에서는 1800여명의 어린이들이 공부하고 있다. 교실 부족으로 3부제 수업을 하고 있어 추가로 교실 2칸을 건축하고 있다.
현재 우리는 루마아샤 지역에 185만㎡(약 56만평)의 농장을 구입해 개발 중인데 농장 안에 교회와 학교, 보육원, 마약중독자 진료소, 농업학교를 설립할 계획을 놓고 기도하고 있다.
스와질란드 김종양 선교사
◇김종양 선교사
△1946년 전북 출생 △1985년 독일 베뢰아 신학교와 영국 웨일스 신학대학 졸업 △1985년 10월 병원선교회와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세계선교회에서 파송받아 말라위 사역 시작 △1986년에 아프리카대륙선교회를 설립해 말라위 스와질란드 등 중남부 아프리카 7개국에 교회 고아원 병원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신학교 선교농장 기도원 기독의과대학 설립 △1987년 미국 남침례교단으로부터 목사 안수 받고 1988년 6월 선교지를 스와질란드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