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한 알의 밀알처럼

입력 2014-03-10 01:52


요한복음 12장 20~26절

본문은 유월절 명절에 벌어지는 한 토막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명절에 예배하러 올라온 헬라인들이 여러 명 있었습니다. 그들은 완전 개종한 사람이라기보다는 아직 설익은 자요, 여전히 옛 습성과 사고, 연약함을 안고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경배하고 예배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이들은 빌립을 통해 예수님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그때 빌립은 안드레와 상의했고 마침내 두 사람이 용기를 내어 예수님을 찾아갔던 것입니다. 그들은 헬라인의 간청을 그대로 전달했을 것입니다. “예수님, 헬라인 몇 사람이 주님을 뵙고 싶어하나이다.”

이때 주님의 반응은 어떠했습니까. 첫째,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주님의 첫 번째 반응이요 표현입니다. 예수님은 헬라인의 방문을 감격과 기쁨, 기대감을 갖고 맞아주셨습니다. 왜 이런 반응을 보였을까요. 오늘 헬라인은 단순한 이방인이 아닙니다. 모든 세상을 대표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유대인만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실 분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헬라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한 때가 되었다고 소리친 것입니다. 주님의 반응 속에 주님의 의도와 하나님의 뜻이 드러납니다. 하나님은 한 민족, 즉 유대민족만의 구원이 아니라 열방 즉 땅끝까지 구원의 효력이 미치기를 원하십니다. 여기에 민족의 범주를 뛰어넘는 주님의 사랑이 숨어 있습니다. 이것이 곧 세계 선교의 근거가 되는 말씀입니다. 주님은 대사명을 통해 다시 한번 유언의 말씀을 못 박고 있습니다(마28:19∼20). 그러므로 우리 모두 주님의 마음을 품고 헬라인과 이방인들, 세상 사람들에게 진정한 복음이 전해지도록 힘써야 합니다.

둘째, 주님은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1차적으로 예수님의 삶과 죽음을 두고 한 말씀입니다. 자연의 법칙을 통해 그림언어로 설명해줍니다. 주님은 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와 한 알의 썩는 밀알이 되었습니다. 그분으로 인해 유대인·헬라인 모두가 많은 열매로 맺히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섬기는 자로 오셔서 하나님과 동등함을 포기하고 비움의 영성으로 이 땅에서 수고와 헌신을 다했습니다. 죽기까지 복종하며 사역했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제자훈련도 많이 하고, QT도 많이 하고, 기도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진정 자아를 내려놓은 지도자, 남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지도자, 평신도 지도자가 부족합니다.

적당한 선에서 내면의 평강과 행복, 안정과 성공을 위해 하나님을 찾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생각은 우리와 다릅니다. 우리는 내가 잘되는 것이 영광이라고 생각하지만 주님은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십자가 없이는 면류관도 없다.’ 지금 이 시대는 오해와 멸시와 아픔이 있는 공간 속에서 묵묵히 주님이 걸어온 길을 걷는 제자가 요청됩니다. 냄새나는 땅, 부패한 공간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 자신의 살을 도려내는 희생이 있는 성도가 요청됩니다. 남의 희생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아를 먼저 깨뜨리고 희생하는 참 제자, 참 열매 맺는 성도들로 거듭나도록 함께 기도합시다.

김정두 목사(수원동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