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연중기획 착한교회] 송암교회 김정곤 목사 “세 모녀 자살 사건 교회 책임 더 큽니다”

입력 2014-03-10 01:53


송암교회 담임 김정곤(54·사진) 목사는 지난달 26일 발생한 ‘송파구 세 모녀’사건의 가장 큰 책임은 교회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항상 시스템과 사회구조적 모순, 국가의 행정력 부재 등을 탓하곤 하는데, ‘고통받는 가까운 이웃’을 발견하지 못한 교회의 책임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국가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지역교회가 발로 뛰면서 감당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사회선교 사역은 교회의 본질”이라며 “예수의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 바로 사회복지와 사회봉사”라고 밝혔다. 그는 “예수께서는 말씀만 하신 분이 아니라 행동하신 분이었고, 무엇보다 약자와 가난한 사람 편에 서신 분이었다”며 “예수를 따르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 이웃의 어려움을 돌아보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사명”이라고 설명했다.

송암교회 성도들은 사회선교를 교회의 의무라 생각한다. 그래서 16년간 교회 재정만으로 무료급식을 해 왔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성도들은 연중 기회가 닿을 때마다 사회선교 목적헌금을 한다. 종교연합바자회에 대해서도 교회의 최대 행사이자 자랑으로 여기며 적극 동참하고 있다.

김 목사는 교회의 이 같은 섬김은 결코 교회의 성장이나 교세 확장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저 섬김을 통해 교회 본연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일 뿐”이라며 “그런데도 교회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교회 행사나 교인들의 전도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는 변화가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 안에만 머물면 지역 내 어려운 분들의 처지를 알기 어려운데, 봉사활동을 통해 이웃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됐다”며 “설교를 준비할 때도 교인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데 수월하고, 무엇보다 제 자신이 더 섬기는 자세로 낮아질 수 있게 돼 목회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한신대 신학과와 신대원, 미국 리버티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새힘교회 군산한일교회 희년교회를 거쳐 2010년 송암교회에 부임했다.

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