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진 목사의 시편] 수신제가목회평천하

입력 2014-03-10 01:56


‘대학(大學)’은 이르길, “천하를 다스리고자(平天下)하는 사람은 먼저 그 나라를 다스렸으며(治國), 그 나라를 다스리고자 한 사람은 먼저 그 집을 다스렸고(齊家), 그 집을 다스리고자 한 사람은 그 몸을 다스렸다(修身)”고 한다. 그런데 성경을 읽는 가운데 교회 지도자들은 이 말을 이렇게 바꿔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수신제가목회평천하”(修身齊家牧會平天下).’

누가 목사의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이러한 엄중한 질문에 대해 바울은 디모데전서 3장 1∼7절을 통해 대답한다. 바울의 대답을 요즘 언어로 옮기면, 목사는 ‘고상’하며, ‘성품이 온화해야’ 하며, ‘합리적’이어야 하고, ‘존경받을 만한 인품’과 ‘가르치는 재능’ ‘부드러운 성품’을 갖추고, ‘돈을 좋아하지 않으며’ 마지막으로 ‘가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귀의 올무에 빠지기 쉽다.

성경은 분명히 목회자의 외적 능력이나 업적보다 내적 자질인 성품과 인격에 훨씬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교회는 목회자의 외적 능력에만 주목해 ‘설교를 잘하는’ 사람, 교회성장과 부흥에 ‘탁월한 능력’을 나타내는 사람들에게만 관심을 두고 있다. 이는 세상의 왜곡된 가치관에 오염돼 성경적 가치관이 목회자들과 교회 안에서조차 여전히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의 리더십 전문가인 사무엘 리마(Samuel Lima)는 그의 저서에서 지도자들에 대해 선택이나 평가를 할 때 인격이나 성품보다 능력이나 성과를 중시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클린턴 대통령 때라고 설명했다. 경제를 부흥시킨 능력 있는 대통령으로 인기가 높았던 빌 클린턴은 백악관 여직원과의 성추문 사건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인기가 줄어들지 않았다. 이후 미국사회에서는 대통령으로서 국정 수행만 잘하면 인격이나 사생활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어도 별로 문제 삼지 않는 풍조가 생겼다고 리마는 진단했다. 우리 사회도 이런 풍조의 영향을 받고 있다. 장관이나 대법관, 헌법재판관, 국무총리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회 때마다 위장전입, 논문 표절, 공금 유용, 탈세, 불법 군 면제 등 고구마 줄기처럼 비위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사과하거나 부끄러워하기보다 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될 게 없다는 식으로 당당하게 나왔다.

정치 지도자에게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가 중요하다면, 교회 지도자에게는 ‘수신제가목회평천하(修身齊家牧會平天下)’가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이 땅의 교회지도자들이여! 목회를 잘 하려 하기 전에 가정을 천국으로 만드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기 바란다. 교회의 부흥과 성장을 위한 노력의 반의 반이라도 자기를 돌아보고 교회지도자에 걸맞은 인격과 성품을 갖추기 위해 진력해 봄이 어떨까. 이번 사순절은 목회서신을 읽으면서 우리의 인격과 성품을 새롭게 고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

<거룩한빛광성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