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중 숨진 '짝' 출연여성 부모 "의혹 풀고 싶다"
입력 2014-03-09 15:38
[쿠키 사회] SBS 프로그램 ‘짝’ 여성 출연자의 죽음과 관련 경찰 수사에 유족이 “의혹을 풀어달라”며 반발하고 있다.
제주도의 촬영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성 출연자 전모(29)씨의 어머니 이모(53)씨는 9일 기자들에게 ‘유족 측 입장’을 전해왔다.
이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이 8일 휴대전화와 SNS 조사가 완료돼 자살 동기가 없다고 발표한 것에 수긍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멀쩡히 방송에 출연했던 딸이 왜 힘들어했고 죽음까지 선택했는지를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촬영과정에서 딸이 죽음까지 택한 의혹을 풀어달라”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전화통화에서도 “‘짝’ 프로그램 촬영 당시 딸이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것 같다”며 “촬영 중에 전화통화와 문자에서 제작진이 딸을 비련의 여인으로 그리려고 하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촬영내용이 방송되면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딸이 두려워한 것 같다”며 “호주쪽으로 어학연수를 가려는데 보내주실 거죠?”라고 묻는 전화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이씨는 딸의 죽음으로 ‘짝’ 프로그램이 문제가 드러나 폐지까지 됐는데도 SBS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전씨가 숨진 사건을 수사중인 서귀포경찰서는 전씨가 촬영과정에서 힘들어했던 정황을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씨의 휴대전화 카카오톡에서 ‘같은 기수 출연자들도 내가 제일 타격 클 거 같대’, ‘둘이 밖에서 이벤트한거 녹음해서 다 같이 있는데서 틀어놨는데 나 표정관리 안되고 카메라는 날 잡고 진짜 짜증났어’, ‘신경 많이 썼더니 머리 아프고 토할 것 같아’ 등의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방송국측에 촬영분 전반에 대한 제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 촬영분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일주일 가까이 되고, 카메라도 숙소내 고정 카메라와 VJ 카메라 등 수십대여서 전체 촬영 분량이 1000시간을 훨씬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촬영분이 입수되는 대로 분석작업을 벌여 강압적 촬영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추가로 수사할 계획이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