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교복 챙기려 불난 집에 들어간 할머니 구하러 갔다가”… 여고생 결국 숨져
입력 2014-03-09 10:21 수정 2014-03-09 18:35
[쿠키 사회] 주택 화재 현장에서 '교복을 챙겨줘야 한다'며 사라진 할머니를 뒤따라 다시 집으로 들어간 여고생이 숨졌다.
충남도소방본부와 예산경찰서는 8일 오전 9시30분쯤 충남 예산군 오가면 한 주택에서 불이 나 박모(17)양이 숨졌다고 9일 밝혔다. 화재는 집과 가재도구를 태운 뒤 3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박양은 할머니(63)와 함께 집에 있다가 대피했다. 박양은 그러나 집 밖에서 할머니가 보이지 않자 다시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교복을 가지러 가야 한다며 집에 들어갔던 할머니를 뒤따라 박양이 안에 다시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며 "할머니는 빠져나왔으나, 박양은 거실에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고 말했다.
할머니, 아버지와 함께 사는 박양은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해 새로 교복을 맞춘 것으로 확인됐다. 박양 아버지는 사고 당일 아침 일찍 일하러 집을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