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녹화 중 사망 전씨 母 “촬영 중 죽음 의혹 풀고 싶다”

입력 2014-03-09 09:42

[쿠키 사회] SBS ‘짝’에 출연했다가 제주 촬영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성 출연자 전모(29)씨의 부모가 “딸이 방송 출연 중에 왜 죽음을 선택했는지 의혹을 풀고 싶다”고 밝혔다.

전모씨의 어머니 이모씨는 9일 한 매체에 “전씨가 휴대전화와 SNS를 통해 ‘촬영이 힘들다. 방송이 나가면 힘들어질 것 같다, 촬영이 힘들었다’며 괴로워했다”며 “경찰이 8일 휴대전화와 SNS 조사가 완료돼 자살 동기가 없다고 발표한 것에 수긍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촬영 중에 전화 통화와 문자에서 제작진이 딸을 비련의 여인으로 그리려고 하는 것 같았다”며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촬영분이 방송되면 신상정보가 공개될 것을 두려워하면서 호주 쪽으로 어학연수 가려는데 보내달라고 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남편이 딸의 죽음으로 충격을 받아 입이 돌아갈 정도로 몸이 나빠져 병원에 입원했다”며 “딸을 구해주지 못하는 부모가 멀쩡히 숨을 쉬고 물을 마시고 밥을 먹고 있다니 죄스럽다”고 심정을 설명했다.

이씨는 딸의 죽음으로 인해 ‘짝’ 프로그램이 문제가 드러나 폐지까지 됐는데 공식적인 사과 입장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귀포경찰서는 숨진 전씨가 촬영 과정에서 힘들어했던 정황을 일부 확인했지만 이런 점이 직접적인 죽음의 동기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사망 전 친구 등과 휴대전화 메신저를 통해 ‘같은 기수 출연자들도 내가 제일 타격 클 거 같대’, ‘둘이 밖에서 이벤트 한 거 녹음해서 다같이 있는 데서 틀어놓는데 나 표정관리 안 되고 카메라는 날 잡고 진짜 짜증났어’, ‘신경 많이 썼더니 머리 아프고 토할 것 같아’ 등의 내용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방송국 측에 촬영분 전반에 대해 제출을 요청, 분석 작업을 벌이며 강압적 촬영에 대한 의혹에 대해 추가 수사를 할 계획이다.

제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주미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