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응수 대목장, 금강송 4본 빼돌린 사실 시인
입력 2014-03-08 01:36
광화문과 숭례문 복원공사를 총 지휘했던 신응수(72) 대목장이 광화문 금강송 4본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신 대목장은 “보고해야 하는 줄 몰랐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신 대목장이 2009년 광화문 복원공사 당시 문화재청이 공급한 금강송 4본을 공사에 쓰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7일 전해졌다. 전날 소환된 신 대목장은 경찰 조사에서 “문화재청이 제공한 금강송의 건조 상태가 좋지 않아 별도의 더 좋은 목재를 사용했다”며 “감독기관(문화재청)에 보고해야 하는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문화재청은 광화문 복원공사에 쓰일 금강송을 삼척시 준경묘와 양양 법수치 계곡에서 확보해 경북궁 안에 있는 치목장으로 보냈다. 경찰은 치목장의 금강송 4본이 신 대목장이 운영하는 강릉 소재 목재 회사로 빠져나간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 중이다.
신 대목장은 또 숭례문 공사 당시 안면도 등지에서 제공된 기증목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 기증목을 기증자에게 알리지 않고 임의 처분한 것에 대해서도 적법한 절차로 이뤄졌는지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대목장은 “국민 기증목은 실무진이 알아서 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