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규의 성서 한방보감] 방어체력

입력 2014-03-08 01:33


체력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행동체력이요 또 하나는 방어체력이다. 행동체력은 누가 힘이 더 세냐 하는 힘의 체력이다. 이건 남자가 더 세다. 여자보다 남자가 센 것이 행동체력이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더 의미가 있는 것은 방어체력이다. 방어체력이란 스트레스와 질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힘이다. 여기엔 두 가지 큰 요인이 있다. 하나는 아예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면역력이고, 다른 하나는 약을 쓰지 않고도 절로 낫게 하는 자연치유력이다. 다시 말해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이 방어체력이다. 통계에 의하면 방어체력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세다. 여자가 장수하는 것도 방어체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결국 행동체력이 수명과 관계되는 것이 아니고 방어체력이 수명과 상관있다는 것이다.

병에 안 걸릴 수야 없지만 걸려도 자연치유력이 강하면 빨리 극복이 된다. 자연치유력은 방어체력이다. 의사가 병을 치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내 몸의 자연회복력이 치료를 한다. 자연치유력을 한방에선 원기라고 부른다. 사람의 원기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신기이고 다른 하나는 비기이다. 신기는 선천의 원기로 양기라고도 하는데, 사춘기나 청춘기 때 절정에 이르렀다가 갱년기가 되면 확 떨어진다. 하지만 비기는 음식을 먹고 소화흡수시키는 힘이다. 사람이 밥의 힘으로 산다는 말이 바로 비기를 말하는 것이다.

원기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 그 자연회복력을 보완시키기 위해서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생활습관을 바꾸면 특별한 사고가 생기지 않는 한 노화도 방지할 수 있으며 장수할 수도 있다. 방어체력이 강해져서 웬만한 질병의 공격에도 끄떡없이 견뎌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면역력은 장에서 70%, 마음이 30%를 책임진다. 면역세포 임파구는 장에 분포되어 있어서 면역의 주력부대는 장내 세균이다. 그러고 보면 장내 세균은 후천의 원기인 비기의 원천이 된다. 비기가 좋으면 아무거나 잘 먹고 소화도 잘 시키지만, 비기가 나쁘면 음식을 잘 먹지도 못하고 소화도 잘못시킨다. 그래서 면역력과 자연회복력, 즉 방어체력이 떨어져 병에 잘 걸리고 한번 걸린 병이 잘 낫지도 않는다.

한의학에서는 허증이라고 본다. 몸의 원기가 부족한 상태를 허증이라고 하는데, 허증에 걸리면 원기부족 때문에 병이 잘 낫지도 않고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허증에는 깎는 약인 사약(瀉藥)을 처방하지 않고 몸을 도우는 보약(補藥)을 처방하여 치료한다. 한의학에서 보약을 쓰는 것은 병의 예방목적도 있지만 치료를 위한 때문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보약은 방어체력을 도와주는 약물이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오래된 병으로 몸의 원기가 허약해진 데에는 반드시 깎는 약보다는 몸을 도우는 보약을 써서 병을 치료하도록 한다. 오래된 감기 기침이나 소화불량증, 만성적인 요통이나 두통 등에도 몸의 원기를 도우는 십전대보탕이나 녹용이 들어간 녹용대보탕 등으로 원기를 보해주면 방어체력과 자연회복력이 돋우어져서 병이 빨리 끊어지고 치유되는 것이다. 이것이 한방에서의 허증에 보약을 쓰는 이유이다.

영적으로도 방어력이 중요하다. 사람의 육체는 영혼의 지배를 받는다. 영혼이 병들면 육체가 어둠 속에서 행하고, 영혼이 건강하면 육체가 빛 가운데에서 살게 된다. 매일매일 말씀으로 자신의 영혼을 다스리면 건강한 영혼이 되고, 영혼이 건강해질 때 악한 영의 어떤 침입도 물리칠 수 있게 된다. 영적인 방어력, 방어체력이 강화되는 때문이다.

하지만 영적인 방어체력은 우리의 힘과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하나님의 영으로 우리를 지켜주시고 보호해주셔야 한다. 기도하고 말씀 읽는 것, 그리고 말씀에 순종하며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방어체력이 어디 있을까.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예수님의 사역에 동참하며 예수님의 인격을 닮아가므로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존재이다. 그때 우리의 영적인 방어체력 또한 단단하게 강화될 것이라 믿는다.

<김양규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