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한국 음식 좋아해… 2012년 방한 때 불고기 찾아”… 성 김 주한 美대사 TV 출연·관훈토론
입력 2014-03-07 02:32
성 김(55)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 TV프로그램에 출연해 가족 이야기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식 사랑을 소개했다.
김 대사는 6일 SBS 토크쇼 ‘좋은 아침’에 아내 정재은(46)씨와 함께 출연해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했다. 김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음식을 좋아해 추천하지 않아도 찾을 정도”라며 “2012년 방한했을 때는 ‘오늘 불고기를 먹어야겠다’고 하더라”고 일화를 소개했다.
한식을 즐기는 김 대사는 사회자가 ‘김치찌개가 좋으냐, 된장찌개가 좋으냐’고 묻자 “북핵 문제보다도 복잡한 문제”라고 장난스레 답하기도 했다.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을 묻는 질문에는 “라면을 잘 끓인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자신을 ‘딸 바보’라고 소개하며 두 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1991년 만나 2년 후 결혼한 아내와의 연애사와 부부생활도 소개했다. 정씨는 이날 스튜디오에 직접 구운 쿠키와 컵케이크를 선물로 가져와 내조의 비법을 전수했다.
김 대사는 좋아하는 영화로 곽경택 감독의 ‘친구’를 꼽으며 배우 장동건의 대사인 “그만 해라 많이 묵었다 아이가” “니가 가라 하와이”를 따라했다.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와 닮았다는 말에 “리처드 기어가 싫어할 것 같다”고 노련하게 응수했다. 방송에서는 한옥의 멋을 살린 서울 중구의 주한미대사관저 ‘하비브 하우스’의 모습도 공개됐다.
김 대사는 이어 관훈클럽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위안부 혹은 성노예라는 문제는 아주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일본군 위안부는 징집된 전시 성노예로 여전히 살아있는 문제’라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전날 유엔 인권이사회 기조연설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한다.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은 분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때 실망했다고 밝힌 주일미국대사관의 논평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논평은 상당히 직설적이고 직접적”이라며 “미국대사관이 가까운 동맹국이나 우방국에 대해 실망을 표현한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우리가 이 사안에 대해 매우 강력히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핵 문제와 관련된 대북 제재에 대해선 “북한의 행동이 바뀔 때까지 남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규엽 김미나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