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챈스’ 홍보 위해 내한한 폴 포츠 “11번째 방문… 고향에 온 기분이에요”

입력 2014-03-07 10:06


영국 오페라 가수 폴 포츠(44)의 드라마틱한 인생 역전극은 많이 알려진 이야기다. 어린 시절,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던 아이. 노래의 꿈을 좇다 결국엔 휴대전화 판매원이 된 인물. 하지만 2007년 영국 ITV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 출전해 기적 같은 우승을 일궈낸 사람….

13일 개봉하는 영화 ‘원챈스’는 포츠의 성공 스토리를 스크린에 담아낸 작품이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출신 배우인 제임스 코든이 포츠를 연기했으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를 연출한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포츠의 인생 역정을 꾸밈없이 그려낸다.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콘래드호텔에서 포츠를 인터뷰했다. 이번이 벌써 11번째 방한일 만큼 그는 한국을 사랑하기로 유명하다. 심지어 지난해 10월엔 한국관광공사가 임명하는 한국관광명예홍보대사에 위촉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 올 때마다 고향에 오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한국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진정성을 느낍니다. 영어를 잘 못해도 먼저 다가와 저를 도와주려고 하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다른 나라도 많이 가봤지만 한국은 ‘따뜻함’이 남다른 나라예요.”

대중 입장에서 ‘원챈스’는 그다지 구미가 안 당기는 영화일 수 있다. 포츠가 살아온 과정이 너무 유명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이야기를 원하는 관객에겐 기대가 안 되는 작품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포츠는 이런 지적에 “내가 살아온 과정을 다 알고 있는 건 아니지 않냐”고 되물었다.

“대중이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는 내용도 많지 않을까요? 세밀한 부분들까지 모두 챙겨서 밝고 코믹하게 그려낸 작품이 ‘원챈스’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벌써 다섯 번이나 봤어요. 따뜻한 작품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원챈스’가 많은 분들께 희망을 선사했으면 합니다.”

포츠는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서 우승한 뒤 그동안 세계 곳곳을 오가며 500회 넘는 공연을 열었다. 우승 이후 발매된 데뷔 음반은 3주 연속 영국 UK차트 1위에 올랐고 수백만 장에 달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만약 그가 7년 전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 안 했다면 그의 인생은 어떻게 됐을까.

“아마 여전히 휴대전화를 팔고 있겠죠(웃음). 사실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아요. 그런 얘길 들을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의 ‘오늘’, 내가 이룬 성과가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면 안 되겠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 아울러 앞날에 대한 부담감도 많이 생겨요. 일종의 압박감이랄까요.”

포츠가 밝힌 앞으로의 꿈은 단순했다. 지금처럼 세계 곳곳을 누비며 공연을 여는 것. 이날 인터뷰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설 때 포츠의 구두에 눈길이 갔다. 밑창이 군데군데 벗겨진 낡은 구두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