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신용카드와 성형수술의 달콤한 거짓말

입력 2014-03-07 01:33 수정 2014-03-07 10:38

유혹하는 플라스틱/로리 에시그(이른아침·1만3000원)

성형수술과 신용카드의 공통점은? 영어로 성형수술은 ‘플라스틱 서저리’(plastic surgery)이고, 신용카드는 ‘플라스틱 머니’(plastic money)다. 이 둘은 단순히 단어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힘을 합쳐 현대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성형수술로 완벽한 몸매와 얼굴이 되면 완벽한 직장, 완벽한 가정과 가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거짓 꿈에 사람들은 흔들린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갈 테지만 신용카드가 있지 않는가!

미국 미들버리칼리지의 조교수인 저자는 현대인은 신용카드와 성형수술의 달콤한 거짓말에 홀려 플라스틱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지구촌 경제를 얼어붙게 한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만은 아니다. 그보다 훨씬 더 어리석고 치명적인 육체 담보 서브프라임 모기지도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방정부의 플라스틱 수술과 플라스틱 머니 규제 정책은 금융가들과 의사들의 로비로 무력해지기 일쑤다.

플라스틱 공화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주름제거수술이나 유방성형으로는 우리의 경제와 사회 구조를 바꾸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당신도 예뻐질 수 있다’고 부추기는 성형 전후 사진들과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라는 글귀에 흔들리는 당신, 저자의 말을 새겨들으시라. 이재영 옮김.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