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어린이책] ‘핵 에너지는 안전하고 깨끗하다’ 정말 그럴까?

입력 2014-03-07 01:33


2011년 3월 11일. 그날을 기억하는가?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규모 9.0의 대지진이 일어났고, 이 지진으로 발생한 최대 40m 높이의 쓰나미가 후쿠시마를 덮쳤다. 그곳에 있던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냉각시스템이 파손되고, 격납용기가 폭발했다. 방사능물질이 대기, 토양, 지하수, 해양으로 흘러나왔고, 이 지역은 죽음의 땅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23개의 핵발전소가 있다. 세계 다섯 번째로 원자력발전소가 많은 나라다. 후쿠시마의 비극이 현재진행형인 오늘도 정부는 핵에너지를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 홍보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후쿠시마 원전사고 3주년을 맞아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핵발전소의 실상과 문제점을 고발하는 책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철수와영희의 ‘무지개 욕심 괴물’은 핵발전소와 방사성 물질의 위험성을 담은 그림책이다. ‘욕심발전소(핵발전소)’에서 나온 ‘무지개 욕심 괴물(방사성물질)’에 맞서 지구를 구하고자 애쓰는 주인공 라울의 이야기다. 이 출판사에선 청소년을 위한 ‘10대와 통하는 탈핵이야기’도 펴냈다. 평화박물관에서 진행한 ‘핵 없는 세상을 꿈꾸는 당신을 초대합니다’라는 강좌의 내용을 청소년들도 알기 쉽게 정리했다. 이 강좌의 결론은 대안 에너지를 꾸준히 개발해 나간다면 탈핵이 불가능한 꿈은 아니라는 것이다.

돌베개의 ‘3·11 이후를 살아갈 어린 벗들에게’는 원전사고 피해 주민이 쓴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저자 다쿠키 요시미쓰는 원전사고가 단지 과학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적 모순이 총체적으로 집약된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진실 은폐와 허위 발표를 일삼은 일본 정부와 본분을 망각한 채 불안만 부추긴 미디어에 대해서도 통렬한 비판의 칼끝을 겨눈다.

반비의 ‘탈핵학교’도 청소년들이 읽어도 좋을 만한 책이다. 동국대 의대 김익중 교수, 후쿠시마 네트워크 간사 요시노 히로유키 등 12명의 저자가 밥상의 안전부터 에너지 대안까지 방사능 시대에 알아야 할 모든 것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