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주어진다면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에 노력” 차성수 금천구청장

입력 2014-03-06 15:22


[쿠키 사회] “4년 더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옛 군부대 부지 개발, 교육·복지 여건 개선 등 임기 중 추진해 온 역점 사업들을 잘 마무리하겠습니다.”

차성수(56·사진) 서울 금천구청장은 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선 5기 임기 동안 하드웨어(지역개발)와 소프트웨어(교육·복지)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데 노력해 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

차 구청장은 “특히 인구 유출 등의 원인이었던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아대 교수(사회학과),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을 거쳐 2010년 민선 5기 금천구청장에 당선됐다.

-금천구는 어떤 곳인가.

“서울시 자치구 중 상업지역이 가장 적고 중심기능도 미흡하다. 노후된 단독주택들이 많고 도로와 공원 등 생활기반시설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이기도 하다. 중소제조업, 특히 IT제조업이 서울에서 가장 활성화되고 밀집돼 있는 지역이다. 구로공단의 72%가 금천구에 있다. 교통여건도 좋은 편이다. 인천공항까지 30분이면 갈 수 있고 서해안고속도로도 인접해 있다.”

-민선 5기 구청장으로 취임한 후 어디에 역점을 뒀나.

“금천구는 군부대와 대한전선 부지 등 나대지가 10만평가량 있다. 하드웨어는 물론 교육·문화·복지 등 소프트웨어도 함께 갖춰져야 할 필요가 많았다. 취임하며 3년 계획을 짜서 하드웨어를 구축해 왔고, 거기에 맞춰 교육·문화·복지 사업에도 집중 투자했다. 지난 4년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균형을 이루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해 왔다”

-교육여건 개선에 특히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교육여건을 이유로 지역 인재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누구나 차별없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공교육 정상화에 매진했다. 취임이후 교육 분야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많은 투자를 했다. 20억원 수준이던 교육관련 예산을 100억원 규모로 대폭 늘렸다. 교육사업은 3~4명이 담당했지만 취임 후 교육담당관이라는 부서를 신설했고 현재는 25명이 맡고 있다. 관내 기업인이 고등학생 1명을 책임지고 3년 동안 지원하는 멘토장학금도 만들었다. 이렇게 꾸준히 노력한 결과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금천구는 서울에서 지난 4년간 수능 수험생의 학력신장이 가장 두드러진 자치구다. 상위권 학생들도 늘었지만 최하위권 학생들의 성적향상도는 25개 자치구 중 단연 1위로 나타났다. 고등학교가 경쟁력을 갖게 되니 성적이 우수한 중학생들의 관내 고교 진학이 늘었고 자연히 전체 고등학교의 분위기가 개선됐다.”

-교육에 대한 집중 투자가 성적지상주의로 흐르지는 않았나.

“그렇지 않다. 초등학교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투자한 곳은 문화·예술·체육 분야다. 지난 3년 동안 초등학교에 오케스트라가 생겼다. 초등학생들이 1인 1악기를 연주하며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게 됐다. 1인 1체육과목도 집중 육성했다. ‘토요일은 마을이 학교다’라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었다. 현재 전통문화, 문화예술 등을 중심으로 300~400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고등학교는 최상위권을 육성하는 게 아니라 평균성적을 향상시키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군부대 터는 향후 지역 발전의 핵심지역이 될 텐데.

“구청 뒤 군부대 부지에는 장기전세주택과 임대주택을 포함한 아파트 3200여 가구와 오피스텔 1200여실, 업무·상업시설, 관광호텔 등이 들어서게 된다. 초등학교와 경찰서가 신설되고 공원 2곳과 문화체육시설, 사회복지시설도 새로 조성할 계획이다.

해당 부지는 사유지인데 미래지향적인 공간으로 만들어가자고 설득했고 다행히 시행자도 동의했다. 친환경 미래지향적인 도시이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를 전체를 개방형 공간으로 만들고, 셉테드(CPTED·범죄예방환경설계)를 도입해 안전성을 높였다. 안전하고 개방된 도시, 친환경적이고 에너지절약적인 도시가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2016년말부터 입주를 시작해 2017년 말에는 도시 전체가 완성될 예정이다.”

-군부대 부지 개발이 갖는 의미는.

“미래지향적인 공간을 만든다는 것 말고도 여러 의미가 있다. 관내 가산디지털단지에 1만3000개의 기업이 있지만 정작 임직원들은 우리 구에 살지 않는다. 그들의 주거공간을 이 지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들을 유인하기 위한 전제조건 중 하나가 교육여건 개선이었다. 금천의 교육환경이 바뀌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게 지역개발에도 큰 도움이 된 거다.”

-구민의 숙원인 대형 종합병원 유치는 어떻게 돼 가고 있나.

“우리 지역에는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중증환자나 응급환자가 있어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어렵다. 광명이나 안양시, 관악구 주민들까지 혜택을 볼 수 있는 대형 상급종합병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전선 일부 부지 2만㎡에 1000병상 규모로 계획 중이다. 지난해 11월 인제대학교 백병원과 MOU를 체결했다. 부지 매입비용을 놓고 토지 소유자와 병원 측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

-대학교수, 청와대 수석, 구청장 등을 지냈는데 어느 게 가장 어울리나.

“교수는 자기만 잘하면 된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가장 편한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에서도 많은 일을 했지만 구청장이 아무래도 가장 역동적인 것 같다.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해 가고, 살아있는 사람들의 세계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청장은 도시개발사업과 교육문화사업 등을 통해 한정된 지역이나마 세상을 실질적으로 바꿔갈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이 크다.”

-구청장에 다시 출마할 생각인가.

“4년 더 한다면 개발사업과 종합병원유치 등 금천 주민들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지역 현안들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개발에서 소외된 구시가지의 단독주택 지역을 편안하고 안전한 주거공간으로 만드는 일도 꼭 하고 싶은 일이다.”

-기초단체장으로서 중앙정부나 광역단체인 서울시에 아쉬운 점은 없나.

“기초단체는 주민들을 직접 접하기 때문에 수요자중심으로 일을 수행하고 정책의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인구 1000만명의 도시인 서울시는 지자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대하고 행정의 칸막이도 높을 수밖에 없다. 정부 부처나 서울시에서 칸막이가 돼 사업이 내려오기 때문에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 중앙정부나 광역 지자체가 권한을 기초단체에 줘 사업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람중심의 정책이나 사업은 통합해서 수요자중심으로 가지 않으면 비효율적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