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인재 확보戰… 스펙보다 전문성·교양 중시

입력 2014-03-06 01:37


국내 대기업들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 본격 착수했다. 주요 기업들의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공채에서는 획일화된 스펙보다 직무와 관련된 전문성을 살피거나 역사 등 인문학적 교양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기업 공채 3월 봇물=LG그룹은 5일 LG화학을 시작으로 LG하우시스, LG전자, LG유플러스 등의 계열사가 차례로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다고 밝혔다. 앞서 SK텔레콤을 비롯한 SK네트웍스, SK하이닉스 등 10개 SK그룹 계열사는 지난 3일 상반기 인턴·신입·장학생 채용 공고를 내고 원서 접수에 들어갔다.

올해 초 의욕적으로 채용제도 개선을 시도하다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해 중단했던 삼성그룹은 24∼28일 지원서를 접수하고 다음달 13일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치른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한화그룹은 이달 중순부터 서류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며, 포스코와 GS그룹은 4월 공채에 돌입한다.

반면 태광그룹은 올 하반기에만 그룹 공채가 예정돼 있고 현대그룹 효성그룹 코오롱그룹 한솔그룹은 상반기에는 채용 계획이 없다.

◇규모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증가=삼성그룹의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4000∼5000명 수준이다. 올해 상·하반기 합쳐 지난해와 비슷한 약 9000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삼성그룹은 고졸과 경력직까지 포함한 전체 인력 채용 규모도 지난해와 비슷한 2만6000명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규모는 2000∼2500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 고졸을 포함해 그룹 출범 후 최대 규모인 86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는 8500여명을 채용했다. SK그룹은 상반기 중 인턴과 대졸 신입사원을 합쳐 500명을 선발한다. SK그룹은 올해 대졸 신입 2000명을 포함, 8000명 안팎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7650명을 채용했다.

LG그룹은 상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1500∼2000명을 뽑는다. 전체 인력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250명 감소한 1만2000명 수준이다. 포스코는 상반기 군 전역 장교 및 인턴 등을 포함해 작년(1260명)과 비슷한 1280명의 대졸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 군 전역 장교는 4월 초, 인턴은 5월 초 서류 접수 예정이다. 전체 신규 인력 채용 규모도 지난해 6000명에서 올해 64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졸과 고졸을 합쳐 지난해보다 100명 많은 2100명을 뽑는다. 이 중 1000명을 상반기에 충원한다. 동부그룹은 올해 630명의 대졸 신입사원(상반기 320여명)을 선발하고 LS그룹은 상반기에 수시 공채 형태로 500명 안팎을 채용한다.

◇스펙보다는 전문성·교양 중시 분위기=현대차그룹은 주요 계열사 중심으로 학점, 영어 성적, 전공 등에 대한 제한 요건을 없애는 대신 역사 에세이를 작성하는 평가를 도입했다. 삼성그룹은 SSAT를 개편해 언어·수리·추리·상식 4가지였던 평가 영역에 공간지각능력을 추가하고 상식 영역에 역사를 비롯한 인문학적 지식에 관한 문항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SK그룹은 스펙이 아닌 자기소개서 중심의 서류 심사를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또 실제 직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개인적 경험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바이킹 챌린지’ 전형을 확대 시행한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