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구글 ‘인터넷망 고공전쟁’ 본격화

입력 2014-03-06 01:37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이 무인기를 띄워 인터넷망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이미 열기구 통신망을 실험 중인 구글과 본격적인 ‘고공전쟁’이 시작됐다.

미국 주요 매체들은 4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태양광 무인비행체(UAV) 제조 업체인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 인수 협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인수 금액은 6000만 달러(643억원)로 추정됐다.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는 2012년 설립된 비상장 벤처 업체로 미 뉴멕시코주에 연구·개발 시설을 두고 있다.

페이스북이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하려는 배경에는 무인기 통신망 프로젝트 ‘인터넷 닷 오알지(internet.org)’가 있다.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인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해 발표한 이 프로젝트는 아프리카를 비롯한 지구촌 오지에 무인기를 이용한 인터넷망 제공을 기본 개념으로 한다. 페이스북은 무인기 1만1000대를 띄워 통신위성처럼 활용할 방침이다. 에릭슨, 미디어텍, 노키아, 오페라, 퀄컴,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 업체들과 협업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하게 되면 태양광 충전으로 20㎞ 고도에서 최대 5년간 머물 수 있는 무인기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적은 비용으로 인터넷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무인기 통신망 프로젝트는 구글이 실험 중인 열기구 통신망 ‘프로젝트 룬’과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룬은 20㎞ 상공에 와이파이(Wi-Fi) 중계기를 실은 특수 열기구를 띄워 오지에 3세대(3G) 휴대전화망 수준의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는 통신망 서비스다. 열기구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원을 공급하고, 전자장치를 통해 고도나 방향을 조정할 수 있다. 구글은 인터넷망 제공뿐만 아니라 구호·인명구조 활동 등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뉴질랜드의 캔터베리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