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간 정몽구 회장 “전열 정비해 시장 뿌리 내릴 때”

입력 2014-03-06 01:35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일 유럽 시장과 관련해 “굳건히 뿌리를 내려야 할 시기”라며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전날 유럽으로 출국한 정 회장은 슬로바키아, 체코, 독일 등 유럽 3국의 생산·판매 법인을 잇따라 찾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유럽 시장 침체에도 현대·기아차가 두 자릿수 이상 판매 증가를 이뤘지만 과거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지난 6년이 판매를 확대하는 과정이었다면 지금은 이제까지의 성과를 유지하고, 기본 경쟁력을 강화해 굳건히 뿌리를 내려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부터 유럽 시장의 수요가 증대되고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과 판매 전 분야에서 전열을 재정비해 새로운 경쟁을 준비하자”고 독려했다.

장기간 침체를 이어온 유럽 시장은 올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자동차 시장은 2008년부터 6년간 판매가 감소해 지난해 1374만대에 그쳤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2.9% 증가한 1414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을 비롯한 주요 회사들이 각종 신차 출시를 계획하는 상황에서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10여개에 불과했던 신차가 올해는 20∼30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엔저를 앞세운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체코와 슬로바키아 공장을 둘러본 정 회장은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생산체제를 갖추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현대·기아차 유럽판매법인에서는 신형 제네시스 출시와 관련한 고급차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지시했다. 그는 “시장에서 선전한 차종들의 경쟁력을 재점검하고, 신규 차종은 현지에 적합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유럽 출시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라”고 당부했다.

이틀간 유럽 3국의 법인을 둘러본 정 회장은 6일에는 러시아로 이동해 쏠라리스(한국명 엑센트) 개조차의 양산 준비상황 등을 살필 계획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