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예산안 제출… 공화당 “포퓰리즘 예산” 비난

입력 2014-03-06 01:34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3조9000억 달러 규모의 2015 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공화당은 즉각 ‘포퓰리즘(대중영합)적 예산안’이라며 반발했다. 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한 상황에서 이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미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고용, 교육, 직업훈련 등의 프로그램에 5600억 달러를 추가로 지출하되 부유층 증세, 건강보험 지급 감축, 이민법 개혁 등을 통해 세수를 1조 달러가량 늘리기로 했다. 서민의 세 부담을 줄이고 부자 증세율을 높인 것이 핵심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년간 많은 진전이 이뤄졌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 이번 예산안은 중산층과 중산층에 편입되려는 저소득층에 직장이나 가정에서, 또 씀씀이에서 안정성을 보장해주고자 하는 로드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산안에 제시된 것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미국의 ‘가치’이자 ‘미래’라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대통령의 예산안에 대해 “오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과 뚜렷한 차이를 원하는 민주당을 위한 ‘중간선거용’”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오바마의 선거 청사진이자 대중영합적 희망 사항’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공화당은 즉각 지출 증대와 세금 증대를 지적하며 오바마 대통령의 예산안을 비난했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예산안 제출 직후 성명을 통해 “정부 지출이 너무 많고, 재정적자도 너무 많고, 세금도 너무 많다”면서 “오바마 대통령 임기 중 가장 무책임한 예산안”이라고 맹비난했다. 같은 당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도 “이 예산안은 진지하지 않은 문서”라며 “중간선거용 정당 홍보책자와 같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