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버킷 리스트’ 위해… 430억원 안 받아도 돼!

입력 2014-03-06 02:33

애플의 최고재무책임자(CFO) 피터 오펜하이머 선임부사장이 430억원어치의 주식을 포기하고 은퇴를 선언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애플은 4일(현지시간) 오펜하이머가 루카 마에스트리 자금담당 부사장에게 자리를 넘기고 9월 말 은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만 51세인 오펜하이머는 1996년 애플에 입사해 2004년 CFO에 임명됐으며 분기마다 실적발표 설명회를 주재해 왔다. 최근에는 골드만삭스의 사외이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오펜하이머는 은퇴에 따라 2016년 3월까지 재직할 경우 받을 예정이던 애플 주식 7만5000주(시가 4000만 달러·430억원)를 포기하게 됐다. 다만 계약에 따라 퇴직 직전인 9월까지는 애플 주식 10만주(시가 5300만 달러·570억원)를 받게 된다.

오펜하이머는 “애플에서 18년을 보낸 후 이제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한 시간을 가질 때가 됐다”며 “은퇴 후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오랫동안 따지 못했던 비행기 조종사 면허를 취득하고 싶다”고 말했다. 모교인 미국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대의 운영에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오펜하이머가 CFO로 재직한 최근 10년간 애플의 연간 매출이 80억 달러에서 1710억 달러로 증가했다”면서 “재무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부문에서도 지도력과 전문성을 발휘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후임인 마에스트리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제너럴모터스(GM), 노키아, 지멘스 네트웍스, 제록스를 거쳐 지난해부터 애플에서 일하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