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예능판 흔든다… 유재석(KBS)·강호동(MBC) 새 프로 ‘빅매치’

입력 2014-03-06 02:32


MBC ‘무한도전’에 9년째, SBS ‘런닝맨’에 4년째, KBS ‘해피투게더’에는 11년째 출연하고 있는 유재석(42). 2011년 9월 세금탈루 혐의로 잠정 은퇴를 선언한 뒤 지난해 복귀해 이렇다할 성적표를 받아들지 못한 강호동(44).

‘유강체제’로 불리며 10여년간 예능판도를 휘둘렀던 두 사람이 올봄 KBS와 MBC에서 각각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한다. 신선한 매력을 만나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대중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편으론 이들이 다소 침체돼 있는 ‘MC로서의 존재감’을 새 프로그램으로 돌파하려 한다는 해석도 있다. 두 사람은 올봄 새로운 옷을 입고 시청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까.

5일 KBS에 따르면 유재석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남자들의 비밀클럽’이란 부제로 제작되는 파일럿 예능 ‘나는 남자다’이다. 오는 19일 첫 녹화가 예정된 이 프로그램은 ‘남중-남고-공대’를 나온 남자들을 방청객으로 초청해 남자들만의 고민을 같이 나누고 해결책을 제시해보자는 취지. 유재석과 함께 노홍철(35), 임원희(44)가 진행자로 나선다.

강호동은 MBC ‘라디오 스타’의 황선영 작가와 ‘우리 결혼했어요’의 황교진 PD가 호흡을 맞추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 달 방송 예정인 이 프로그램은 구성이나 다른 출연진 등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 토크쇼 형태로 진행된다는 기본적인 포맷만 공개됐다. 그를 ‘무릎팍도사’로 만든 홈그라운드에서 나서는 도전이기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두 사람의 변화를 지상파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의 위기 돌파 전략으로 설명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와 있다고 분석했다. 신동엽(44), 이경규(54) 등이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을 오가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은 아직 지상파에서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만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새 프로그램들의 면면을 봐도 케이블 채널에서 이미 인기를 끈 포맷이 지상파로 넘어오는 모양새”라며 “두 사람이 검증된 진행 실력으로 지겹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지상파 예능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한상덕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예능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는데 두 사람의 경우 바뀐 방송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면이 있다”면서 “새롭게 떠오르는 문화 계층에 대한 공격적인 도전을 해나가는 것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꼽았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