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진 목사의 시편] 진정한 애국자
입력 2014-03-06 01:32
나라를 사랑하는 것은 곧 그 나라 국민을 사랑하는 것이다. 백성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어떤 사람이 애국자인가. 정치인으로서 높은 지위에 오르면 애국자인가. 사업을 크게 일으켜 부를 누리면, 탁월한 예술적 재능과 감각으로 명성을 얻으면, 종교인으로서 깊은 묵상과 수도로 영성 깊은 사람이 되면,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해 깨달음을 얻고 지식을 많이 가지면 애국자인가. 애국할 수 있는 기본을 갖췄다고는 할 수 있으나 다 애국하는 것은 아니다. 온갖 재능과 능력, 높은 지위와 명성을 얻고도 자신의 안일과 평안만 추구하며 누린다면 그는 결코 애국자가 아니다.
초가삼간 오두막에 거하며 초근목피로 연명하고 빈핍하게 살아도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며 이웃을 위해 선한 일을 하는 사람이 애국자다. 헐벗고 굶주리고 병들고 번민하는 민초들의 아픔을 생각해 가진 것을 나누고 베풀고 섬기며 돌보는 그들이 진정한 애국자다. 세계만방에 국위를 선양하며 국민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희망을 갖게 하는 그들이 애국자요, 하나뿐인 생명마저 초개처럼 여기며 국민을 억압하는 외세나 권력에 맞서 의연히 일어난 그들이 애국자다. 내가 가진 부요를 이웃과 함께 누리며 정직하고 바르게 살도록 깨우치는 그들이 애국자다. 기업에서 얻은 수익을 공익에 사용하며 나누는 그들, 주어진 자리와 부와 힘으로 나라에 충성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섬기는 사람들이 진정한 애국자다.
10대 소녀의 몸으로 독립혁명에 목숨을 던진 유관순 열사가 남긴 애국의 절규를 들어 보라. “조국을 위해 바칠 수 있는 생명이 오직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 나의 유일한 슬픔이다.”
나태한 애국심을 가진 이들에게 일침을 가한 미합중국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말 “나라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 묻지 말고, 내가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물으십시오”를 새겨야 한다.
한평생 조국 독립을 가슴에 담고 살아온 백범 김구 선생은 항상 되뇌었다고 한다. “독립된 조국정부 청사의 유리창을 닦는 것이 나의 소원이다.”
일제의 서슬 퍼런 칼날에 참수를 당해 이슬같이 사라지면서도 “대한제국 만세!”를 외쳤던 독립투사 장호익 장군 같은 이들의 정신과 삶이 애국정신이요 진정한 순국의 삶이다. 130년 전 쇄국의 조선 땅에 목숨 걸고 들어와 자유와 평등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우리 선조들을 깨우치며 영원한 생명과 높은 가치가 무엇인지 알려준 벽안의 선교사들도 “내가 천 개의 생명을 가졌다 하더라도 조선과 조선 사람들을 위해 바치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집이나 자동차, 무역 규모와 경제 순위, 최첨단 기술 등 외적인 것을 자랑하는 것도 귀하지만 이제 우리는 조용히 내적으로 물어야 한다. “과연 나는 대한민국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과연 나는 진정한 애국자인가.”
<수원중앙침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