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복원 소나무 러시아산 아닌 국산
입력 2014-03-05 02:31
숭례문 복원에 러시아산 소나무가 사용됐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숭례문 부실 복원 논란과 관련한 경찰 수사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국립산림과학원이 숭례문 복원에 쓰인 소나무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국산 소나무의 유전자형이 검출됐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앞서 숭례문에 사용된 소나무에서 시료 21점을 채취해 국립산림과학원에 조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이 소나무가 강원도 삼척 준경묘에서 벌채한 육송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대조할 수 있는 나무가 그루터기만 남은 상태에서 부식돼 공사에 쓰인 목재와의 대조군 유전자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분석 기술로는 나무 분석만으로 나무가 자란 지역을 확인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그동안 숭례문 복원을 이끈 도편수 신응수 대목장이 준경묘에서 벌채한 국산 육송 대신 값싼 러시아산 소나무가 사용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 왔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의뢰를 받고 숭례문 복원에 사용된 목재를 분석하던 충북대 박모(56) 교수가 지난 1월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편 신 대목장은 숭례문 복원공사에 사용하라고 민간에서 기증한 기증목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공사를 위해 준경묘와 강원도 양양 법수치계곡에서 확보해 공사단에 보내진 금강송 중 일부가 신 대목장의 개인 목재상으로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월 신 대목장의 목재상을 압수수색하고 은행 통장을 임의제출받아 분석 중이다.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신 대목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복원에 사용된 소나무의 정확한 출처를 파악하기 위한 추가 조사도 실시키로 했다.
정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