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 지방선거… 삐끗하면 몰패 ‘초박빙’ 여야, 계파싸움 관리 총력

입력 2014-03-05 02:34


야권의 통합신당 창당 선언으로 6·4지방선거 판세가 초박빙 혼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여야 모두 살얼음판을 걷듯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다. 한 번의 실수로 역풍을 맞으면 격전지에서 연패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력 후보의 출마 선언으로 여야의 대진표도 완성되고 있다.

◇여야 모두 “미세한 차이로 싹쓸이당할 수 있다” 우려 높아=현재 격전지는 4∼6개 지역으로 추산된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충북이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데 이견은 없다. 새누리당은 충남도 박빙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야권은 부산도 격전지에 포함시키고 있다.

초박빙 지역이 많아 여야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겉으론 “해볼 만하다”고 큰소리치지만 완패 위험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각 지역마다 득표율 1∼2%의 차이로 연달아 석패할 경우, 미세한 차이로 격전지에서 ‘0대 6’이나 ‘1대 5’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압승과 참패라는 ‘극과 극’ 운명이 종이 한 장 차이로 갈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초박빙 접전에서는 실수를 줄인 측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똑같은 화약고…계파 갈등과 경선 후유증=여야 모두 계파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당직 인선 등을 둘러싼 내분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상태다. 그러나 친박 주류와 비주류 간의 물밑 기싸움은 여전히 불안요소다.

통합신당의 경우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에 지방선거 성패가 달렸다. 양측이 창당 이후에도 민주당과 안 의원 진영으로 나눠 싸운다면 2012년 대선 때와 같은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당의 단합이 가장 중요하다”며 “민주당 지지율이 9%까지 떨어졌을 때가 있었는데 신당 창당 이후에도 계파 갈등을 이어갈 경우 마이너스 9% 정당이 돼도 할 말이 없다”고 경계했다.

경선도 화약고다. 새누리당에서는 친박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폭발할 수 있다. 과열 경선이 흙탕물 싸움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 서울시장 경선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통합신당 경선에서도 민주당 후보와 안 의원 측 후보 간 갈등이 걱정이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 측을 배려한 전략공천 등의 아이디어도 나온다. 그러나 인위적인 교통정리가 거센 반발을 낳을 수 있다.

◇김상곤 교육감, 통합신당 후보로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교육감직을 사퇴한다”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더불어 행복한 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길로 출발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어 내 국민 가슴에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고도 했다. 김 교육감은 자신의 핵심 정책이었던 무상급식을 부각시키면서 경제민주화와 복지사회를 강조했다. 그는 통합신당의 당내 경선과 관련해 “신당에서 논의하고 결정하는 결과에 따를 것”이라며 “도지사 출마에 대해서는 1주나 열흘 후에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당선되면 ‘연봉 1만원 서울시장’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은 뉴스Y에 출연해 ‘마이클 블룸버그 전 미국 뉴욕시장은 연봉 1달러의 시장이었는데 당선되면 연봉 1만원만 받겠다는 선언도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고 “저도 그럴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하윤해 임성수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