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광지 구이린 위구르인 테러 시도

입력 2014-03-05 01:37

‘3·1 쿤밍 테러’에 이어 중국 남중부에 위치한 유명 관광지 광시좡주(廣西壯族)자치구 구이린(桂林)시에서도 테러를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3일 오후 6시쯤 구이린시 시먼차오(西門橋) 부근에서 위구르족으로 보이는 남성이 장검을 소지한 채 지나가던 BMW 승용차를 세워 여성 운전자를 끌어내린 뒤 칼로 찔렀다고 4일 보도했다.

이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명보는 범인이 그 뒤 오토바이를 빼앗아 타고 달아났다고 전했다. 구이린시 공안국 리장 파출소는 “이번 사건은 (쿤밍 테러와는 관계가 없는) 별개 사건”이라고 발표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이에 대해 구이린시 공안당국이 “구이린시 기차역에서 위구르인 5명을 붙잡았다”며 “이들의 가방에서 소총과 칼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고 4일 보도했다.

보쉰은 “이번 사건이 위구르인 다수가 구이린 기차역에서 테러를 기도하다 당국에 사전에 적발되자 달아나는 과정에서 승용차 탈취를 꾀한 것”이라면서 “여성을 찌른 범인은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라고 전했다.

보쉰에 따르면 범인들은 탈취한 승용차를 몰고 도주하려 했으나 교통 체증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차를 버린 채 달아났다는 것이다. 보쉰은 이번 사건으로 구이린 일대는 계엄 상태에 놓였다고 전했다.

봉황망(鳳凰網)은 “범인은 35∼40세가량에 키는 165∼170㎝ 정도로 표준어인 푸퉁화(普通話)를 구사한다”고 구이린시 공안국 발표를 전했다. 봉황망은 또 왕(王)씨로 알려진 목격자가 “현장에서 남녀가 다투고 있어 처음에는 부부 싸움을 하는 줄 알았다”며 “잠시 뒤 비명소리가 들려 뛰어가 보니 여성이 칼에 찔려 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범인이 두 명이 아니라 한 명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이번 사건을 놓고 집단 테러인지 단순 테러인지 매체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검색 포털 바이두(百度)에는 관련 소식이 올랐다가 삭제됐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