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美 호재도 역부족… “2분기 상승장 온다”
입력 2014-03-05 01:34
지정학적 위기에 지배당한 하루였다. 크림반도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긴장 상태가 이어지자 코스피지수가 연 이틀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굳어진 터라 거래 자체는 한산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58포인트(0.54%) 내린 1954.11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 증시는 개인소비·개인소득·건설지출 등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지만 우크라이나 리스크 탓에 하락했고, 이에 따라 우리 증시도 출발부터 하락장이었다. 코스피지수는 한때 개인의 매수세로 보합권에 이르기도 했지만, 외국인이 1500억원에 가까운 물량을 내던져 결국 하락했다.
주식시장 외곽에서는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지난 3일(현지시간) 브뤼셀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에서 “ECB는 반드시 이 위기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전문사이트 CNN머니는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에너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고, 국제사회의 제재에 따라 러시아 진출 다국적기업이 실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낮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악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프랭클린템플턴 펀드의 경우 우크라이나 국채 투자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을 것”이라며 “이는 신흥국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일단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 역력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이날 3조원 초반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기계(-1.37%)와 운수장비(-1.34%)의 하락 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0.75%), 현대차(-1.63%), 현대모비스(-2.88%), 포스코(-2.15%) 등이 약세였다.
한편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시가 곧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이트레이드증권 윤지호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2분기 중 박스권을 극복하고, 연내에는 고점인 2231을 넘을 것”이라며 “2015년 상반기에는 2350까지 이어지는 추세적 상승장을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유난히 낮았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올해엔 상승할 것이며, 2분기부터는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올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그는 “조심스러운 관찰보다는 ‘방아쇠를 당길 용기’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