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햄버거·커피 中企적합업종 될라”… 외국계 프랜차이즈 신규 출점 열올려

입력 2014-03-05 01:32


외국계 햄버거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요즘 매장 늘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커피·피자·햄버거 등 3개 업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얘기가 나온 뒤부터 더욱 그렇다. 이에 대해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와 중소상공인들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기 전에 미리 매장을 확보하기 위한 꼼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는 동반성장위원회에 커피·피자·햄버거 등 3개 업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했다. 기존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가맹점포수 100개 이상에 연매출 500억원 이상인 5개 커피 프랜차이즈에 대해선 500m 이내 신규 출점 금지라는 거리제한 규제를 뒀지만 외국계 기업은 제외돼 있었다. 국내 업체인 카페베네·엔제리너스·할리스·탐앤탐스·투썸플레이스 등은 규제를 받고 있지만 외국계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은 지금도 신규 출점을 자유롭게 하고 있다.

하지만 동반위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외국계 커피도 신규 매장 출점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동반위 결정은 법적 강제성은 없다. 하지만 기업 이미지 때문에 외국계 기업도 규정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햄버거와 피자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포함되면 버거킹이나 맥도날드, 피자헛, 도미노피자 등도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 업체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기 전에 신규 매장을 서둘러 내고 있다는 게 중소업체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음식업중앙회가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을 논의하기 시작한 지난해 상반기부터 급격히 매장을 늘려 왔다. 2011년 398개였던 매장은 지난 2일 현재 615개로 늘었다. 2012년 매월 6.5개씩 매장이 생겼던 것이 지난해엔 달마다 9.8개씩 생기면서 595개나 됐다. 올 들어선 2개월 만에 20개 매장이 추가로 문을 열었다.

스위스 네슬레가 운영하는 카페 네스카페도 요즘 관공서, 대학, 쇼핑몰 등 특수상권에 입점할 가맹점 모집에 적극 나섰다. 현재 전국 120여개 점포를 운영 중인 네스카페는 최근 특수상권 입점에 적합한 소형 매장 중심으로 매장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외국계 햄버거 업체도 매장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그동안 직영 위주로 운영해오던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일반인들로부터 가맹점을 모집하는 형태로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맥도날드는 예비 프랜차이즈 지원자들을 모집해 현재 50여개인 가맹점을 올해 말까지 약 100여개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버거킹 역시 지난해 6월부터 가맹 사업주 모집에 나섰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대형 외식업체들이 동반위의 출점 제한을 앞두고 매장을 한꺼번에 신규로 오픈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라며 “이미 토종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출점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매장 문을 여는 외국계 프랜차이즈들이 야속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