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땅 아프리카에 희망을] (1) 굶주린 아프리카 아이들
입력 2014-03-05 01:34
지구촌 어린이 5초에 1명씩 생명을 잃어 간다
아프리카 케냐의 한 주립병원. 엄마가 아이를 들쳐 업고 급하게 병원으로 뛰어 들어온다. 몸에 청진기를 갖다 대는 것조차 조심스러울 정도로 앙상하게 마른 아이는 온몸에 피부병이 생겨 등의 살갗이 벗겨져 있었지만 크게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고 침대에 축 늘어져 버렸다. 몇 가지 검사를 받은 후 알게 된 병명은 영양실조(malnutrition). 엄마는 아이의 고통이 다른 어떤 이유 때문이 아니라 ‘못 먹어서’라는 사실에 안타까운 눈물을 흘린다.
굶주림은 지금도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계속된 기근으로 인해 만성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은 각종 피부병과 2차 감염, 면역력 저하 등 합병증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시내를 벗어난 외곽 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부모들이 아픈 아이들을 안고 도시 병원으로 달려오지만 병원 역시 환아와 염소가 함께 지내는 등 위생적으로 열악한 환경이라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극심한 굶주림, 아이들이 울고 있다=지금 이 순간에도 5초에 1명의 어린이가 제대로 먹지 못해 소중한 생명을 잃어 간다. 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곯는 것이 일상다반사인 사회,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결핍되어 인간적인 삶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 전 세계 인구 70억명 중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10억명에 달하는 시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의 모습이다.
특히 식량을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소규모 국가들의 경우 영양실조 인구수가 더욱 높다. 만성적인 절대빈곤과 가뭄, 취약한 지역개발 등으로 인해 점점 심화되는 아프리카 기아 실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굿피플 케냐 투르카나 지부의 강성영 코디네이터는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현실을 전하며 “이곳의 아이들은 배고픔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을 정도로 만성적인 빈곤과 굶주림에 익숙해져 있다”고 말했다.
“케냐 투르카나는 정부조차도 관심을 갖지 않는 지역으로, 평균 온도가 50도를 넘나들고 모래와 자갈밭이 대부분인 환경 때문에 아이들의 영양 및 위생상태도 심각합니다. 심하게 말랐더라도 걷거나 뛸 수 있는 아이들은 그나마 양호한 편에 속하고, 영양실조 합병증 때문에 온몸의 피부가 벗겨진 아이들은 당장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특별하게 여겨지지 않고, 도움의 손길도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굶주린 아이들을 살리기 위한 노력들=굶주린 아이의 영양결핍 상태를 줄이기 위해서는 산모 보호와 영양 공급 및 신생아 출생 직후부터 6개월 간 집중적인 모유 수유가 필요하다. 여기에 안전한 보충식 공급 등은 어머니가 아이를 임신하는 순간부터 출생 후 만 2세까지 이뤄져야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시점을 놓치면 아이의 성장 및 발달 저해, 면역력 결핍 등 기타 합병증의 위험이 더해져 사망률이 높아지게 된다. 하지만 하루 평균 1달러 미만의 소득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아프리카의 이웃들에게 영양 공급, 모유 수유, 보충식 공급 등은 요원하기만 하다.
이에 굿피플은 케냐, 말라위 등 아프리카 지역의 아이들에게 따뜻한 영양죽을 배급하는 급식사업을 펼치는 한편, 보건소를 운영하며 산모에 대한 영양 공급과 건강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1대 1 아동결연을 통해서 한 아이가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아동 후원에 힘쓰고 있다.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아 인구에 대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인도 무닐카 지역의 ‘스트리트 칠드런(거리의 아이들)’에게 매주 무료로 한 끼 식사를 제공해 아이들이 굶주림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돕고 있으며 방글라데시 지부의 통기, 몰라텍 학교에서 학교 급식 사업을 펼쳐 저소득층 아동 600여명에게 건강식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적절한 영양을 섭취할 수 없는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의 3세 미만 영·유아에게 분유를, 라오스의 영·유아에게 연유를 지급해 아이들의 영양 실태 개선과 건강한 성장을 돕고 있다.
◇사순절 기간에 고통 받는 이웃에게 예수님의 사랑을=오늘날 우리는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대형마트에 가면 계절에 상관없이 각종 제철 과일들을 찾아볼 수 있고 국내 음식물쓰레기가 하루에만 1만7000여 t에 이른다. 하지만 여전히 10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극심한 가뭄, 개발되지 않은 지역 환경, 만성적인 빈곤, 부의 양극화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는 굶주림의 고통 속에 남아 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 기간이다. 가난하고 소외되고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다가가 따뜻한 손길을 건네고 친구가 되어주신 예수님의 삶처럼, 우리 또한 모두가 인간답게 살 권리를 갖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따뜻한 사랑을 전해야 할 때다.
더 이상 단 한 명도 굶주림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굿피플은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 국제구호개발 NGO로서 소외지역개발, 빈곤퇴치, 아동보호, 교육, 질병예방 및 치료, 긴급구호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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