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4년간 24회 … ‘장학금 왕’ 건국대 졸업 김학년씨

입력 2014-03-04 03:31 수정 2014-03-04 14:37

건국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하려면 4년간 등록금을 3200만원쯤 내야 한다. 지난달 26일 졸업한 이 학과 김학년(27)씨는 4년간 모두 35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성적장학금 국가장학금 동문회장학금 언어교육원장학금 등으로 학비를 충당하고 해외여행까지 다녀왔다. 그가 ‘장학금 생활자’로 대학 4년을 보낸 건 새벽부터 우유 배달을 하는 부모님을 위해서였다.

김씨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부모님이 새벽 2∼3시 우유 배달을 나가셨고 낮에도 우유 정리와 수금 등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셨다”며 “학비 부담만큼은 덜어 드리자고 다짐했는데 아등바등했더니 장학금으로 해결되더라”고 말했다.

그는 재학 중 학내 장학금과 국가장학금 등 24차례 장학금을 받았다. 1학년 1학기 때 좋은 성적을 거둬 2학기 등록금의 40%를 장학금으로 받았고, 졸업 때까지 한번도 이 성적장학금을 놓치지 않았다. 3학년 때는 두 학기 모두 평점 4.5점을 받아 과 수석에게만 수여되는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학교 홈페이지나 캠퍼스에 걸린 플래카드도 꼼꼼히 살펴 각종 장학 혜택을 챙겼다. 언어교육원 장학금으로 토익과 영어회화를 공부했고, 영국·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 등 서유럽 4개국 여행경비는 총동문회 해외탐방 장학금으로 조달했다.

2012년 부모님이 우유보급소 운영을 중단한 후 그는 집에서 월 20만원씩 받던 용돈도 끊었다. 다행히 가정형편을 배려한 국가장학금 제도가 도입돼 성적장학금과 국가장학금을 동시에 받으며 등록금 전액을 충당했다. 4학년 때는 국가근로장학생으로 선정돼 도서관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졸업 평점 4.4점(4.5점 만점)으로 졸업식에서 공과대학장상까지 받았다.

아직 취업준비생인 김씨의 꿈은 상하수도 설계 전문가다. 최근 관련 공기업에 지원했다 탈락한 그는 “인성·적성·면접 등 시험이 다양해 성적만 가지고는 힘들다는 걸 느꼈다”며 “준비를 더 하고 성실함을 보이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