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선언 엇갈린 표정… 민주 화기애애… 安측은 ‘독단’ 파열음

입력 2014-03-04 02:31

전격 통합을 선언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3일 각각 의원총회와 중앙운영위원회의를 열어 통합신당 창당에 대한 추인 절차를 밟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대비됐다. 민주당에서 김한길 대표의 선택이 ‘결단’으로 찬사를 받은 반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독단’이라는 내부 비판을 무마하느라 힘겨운 하루를 보냈다.

김 대표는 3일 의원총회에서 “한국정치의 대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며 “제3지대 신당 창당은 새 정치를 보다 큰 틀에서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발언 도중 큰 박수와 농담 섞인 칭찬이 쏟아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최근 당 지도부에 비판적 행보를 보이던 정청래 의원도 “작은 차이와 이익을 뛰어넘는 대의적 관점에서 통 큰 결단”이라고 추켜세웠다.

김 대표는 안 의원과 창당에 합의한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친노 배제설, 지분 나누기설 등 여러 의혹이 나오자 초반에 정리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협상 초기 안 의원은 그동안 자신이 “구태 세력과 함께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점을 거론하며 민주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이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안 의원이 “어떻게 국민과 지지자를 설득하느냐가 첫째 고민”이라고 토로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 대표는 “단기적으로 비판이 있겠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현실 정치인 안철수의 대단한 결단이었다고 평가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또 안 의원은 “창당도 안 하고 어떻게 새로 신당을 만드냐”며 지방선거 이후 통합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안 의원은 비공개 실·팀장급 회의에서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선택했다. 독자로 가는 길이 아닌 더 위험한 길이지만 정공법”이라면서 “리스크는 있지만 판을 흔들 수 있다면 기회고, 옳은 선택이라고 확신한다”며 함께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운영위원회의에서는 사전에 상의하지 못한 일을 사과하고 “소수가 흡수되고, 새 정치가 기존 정치세력에 녹아들어 흔적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이겨 내겠다”고 했다.

전날 공동위원장단의 추인을 거쳤기에 공개적인 반발은 없었지만 사실상 안 의원과 최측근들의 독단적 결정이라는 점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